전자상가 기반의 가전수입거상, 전문유통업체 변신 시도

외국 브랜드 가전제품을 직접 수입해 국내에 유통시켜 온 전자상가 기반의 병행수입업체들이 직접 수입을 중단하고 국내에 진출한 외국 현지법인 등으로부터 제품을 공급받아 판매하는 전문 유통업체로 탈바꿈하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전국 주요 전자상가 등에 다양한 브랜드의 수입가전제품을 병행 수입해 공급해 온 C무역, N상사, D무역, N물산 등 가전수입거상들이 제품수입을 대폭 축소하거나 중단하고 현지법인 또는 지정수입업체들의 제품을 소매점 또는 소비자에게 공급하는 도소매 유통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외국 가전업체의 현지법인, 지정수입업체 등과 더불어 가전 수입업계의 한 축을 담당해 온 수입거상들의 이같은 움직임은 외국 가전제품의 국내 공급처가 현지법인화, 대형화되면서 경쟁력이 크게 떨어진 것과 형식승인법의 개정으로 외국 제조업체와의 직접계약 없이는 수입이 어려워지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또 주요 브랜드의 현지법인 또는 지정수입업체들과 경쟁하기보다는 이들로부터 제품을 공급받아 자사 거래처와 자체 판매망을 통해 유통시키는 것이 수익성 확보에 한층 효과적이라는 현실적인 판단도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대표적인 가전수입거상인 C무역은 일본 주요 가전업체들의 현지법인 구축이 본격화된 지난해부터 수입사업을 대폭 축소하고 유통사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 회사는 특히 지난해 수입가전 전문쇼핑몰을 구축해 최종 소비자들을 상대로 하는 소매사업을 추진하는 한편 기존 거래처인 전자상가 등의 수입가전판매점들과 연계해 오프라인 판매망을 강화하고 있다.

또 N상사, D무역, S상사, Y상사 등도 수입물량을 최소화하고 외국 가전업체 현지법인과 지정수입업체들로부터 다양한 브랜드 제품을 공급받아 도소매로 판매하는 유통사업에 본격 뛰어든 상태로 인터넷쇼핑몰 구축과 온라인 판매망 확보를 끝내고 아이템 확대에 나서고 있다.

수입가전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소니코리아, JVC코리아, 나쇼날파나소닉코리아 등 현지법인 설립이 잇따르고 사업영역도 확대되고 있어 병행수입으로 수익을 확보해온 가전수입거상들의 입지가 크게 줄어들고 있다』며 『그러나 자본력과 조직력을 갖추고 있는 이들 가전수입거상은 현금거래를 원하는 현지법인들과 손잡으면서 전자상가 기반의 주요 유통채널 가운데 하나로 급부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심규호기자 khs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