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 소재 한국계 벤처기업 엑시오커뮤니케이션. 인터넷프로토콜(IP) 기반의 기지국 및 중계기 시스템 개발업체인 이 회사는 지난해 말 세계 최대 네트워크 장비업체인 시스코에 1억5500만달러에 인수합병(M &A)되면서 화제를 모았다.
엑시오의 M &A에 힘입어 국내 투자회사들도 투자한 지 불과 1년여만에 수백억원대의 자본이득(캐피털게인)을 거뒀다. 이 중 가장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사람이 바로 LG벤처투자의 이희규 상무(40)다. 엑시오의 잠재력을 높게 평가한 이 상무의 결단으로 LG벤처는 지난 99년 11월 1차펀딩에 참여, 투자 1년만에 100억원이 넘는 수익을 올렸다. 투자원금 대비 수익률만도 20배다.
『엑시오는 기획단계에서부터 시스코가 가장 필요로하는 아이템을 찾아 사업을 추진, 시스코에 M &A에 목표를 두고 만들어진 회사였다』며 『이 회사의 철저한 사업준비와 연구개발(R &D) 능력을 높이사 과감히 투자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 상무의 이같은 탁월한 투자안목은 현재 중대형 저장장치시장의 선두주자인 유니와이드테크놀로지에서도 그대로 엿볼 수 있다. 이 회사에 대한 투자심사 과정은 특이했다. 지난 99년 6월 한 업체에서 투자의뢰를 받고 관련시장을 조사하던중 우연히 모 언론에 난 단신기사를 보고 찾아가 정보를 구하다 오히려 이 회사의 가능성을 간파, 기존업체를 포기하고 투자를 결정한 것이다.
당시 유니와이드는 사업을 추진하면서 시장진입을 앞두고 마케팅 강화와 코스닥등록 준비를 위한 운용자금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점에 LG벤처로부터 투자를 유치, 본격적인 사업확장에 나설 수 있었다. 이 상무의 도움으로 유니와이드는 현재 세계 유수기업들과 경쟁하며 지난해 253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는 탄탄한 업체로 올라섰고 지난해 4월 코스닥에 입성, LG 역시 300억원의 수익을 냈다.
『시장의 현재 및 잠재시장이 크거나 작더라도 시장에서 70∼80%의 독점적 점유율을 차지할 수 있는 선도기업으로서의 가능성이 투자를 결정하는 데 키포인트』라는 이 상무의 투자전략에 따라 낙점을 받은 기업은 자동차 정비업체인 네스테크와 미디어링크, 니트젠, 이노칩테크, 파이온, 휴림인터액티브 등 국내업체와 테세라, 텔로스, LGC 등 국내외를 망라한다.
이 상무는 이제는 스타 벤처캐피털리스트로 등극했지만 그 과정은 독특하다. 서울대와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전기 및 전자공학을 전공한 엔지니어 출신인 그는 지난 87년까지 한국통신연구개발단(KTRC) 전임연구원을 거쳐 92년부터 6년 동안 동양시스템즈에 몸담았다. 당시 사내 「뉴미디어팀」을 이끌던 그는 96년 미국 연수시절 당시 벤처의 가능성을 확인하고 99년 LG벤처투자에서 벤처캐피털리스트로 입문했다.
『벤처투자는 「연애」와 비슷해서 투자결정과 회수시점 결정이 어렵다』는 이 상무는 『비록 비즈니스에서 시작된 관계지만 결국 기업과 인간적 신뢰를 바탕으로 한 관계 설정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이정환기자 victo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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