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전자가 지난해 8조9020억원의 매출과 1조50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지만 경상이익은 2조2510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현대전자는 7일 국내외 투자가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IR콘퍼런스콜」 행사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처럼 경상손실이 크게 나타난 것은 △현대투신·현지법인 등 지분법 평가손실 7570억원 △R&D중단에 따른 무수익성 자산의 정리로 개발비 감액손실 6230억원 △재고자산평가 손실 3250억원 △하나로통신 등 지분정리에 따른 손실 900억원 △외화환산 순손실 3360억원 △옵션프리미엄 및 잠재손실 반영 1990억원 등을 반영했기 때문이다.
현대전자는 이에 대해 과감한 사업 구조조정 및 회계의 투명성 강화를 위해 비영업 부문의 손실을 대폭 반영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현대전자는 지난 3·4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더 이상 손실 처리할 금액이 없다고 밝힌 바 있어 주목된다. 현대전자가 4·4분기에 추가로 비용처리한 금액은 1조6150억원에 이른다.
4·4분기의 영업실적 둔화도 두드러졌다. 현대전자는 4·4분기에 2061억원의 매출을 올려 전분기 대비 16.4%의 감소세에 그쳤지만 영업이익은 2350억원으로 64.6%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매출의 소폭 감소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이 크게 줄어든 것은 지난해 말 현대전자가 「유동성 위기설」 등에 휘말리며 현금확보를 위해 집중적으로 반도체 재고물량을 싼 가격에 정리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사업부문별로는 반도체가 영업이익에서 1조6080억원의 흑자를 기록했을뿐 통신부문과 LCD부문에서는 870억원과 200억원의 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현대전자의 실적발표 이후 대부분의 애널리스트들은 현대전자에 대해 어두운 전망을 내놓고 있다. 여전히 제품구조가 64MD램에 집중돼 있어 기술경쟁력이 뒤지는데다 올해 현금흐름상 설비투자의 축소도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SK증권 전우종 애널리스트는 『반도체 현물가가 하반기 이후 상승세로 돌아선다고 해도 주력제품은 128MD램이 될 것』이라며 『현대전자가 업황에 따른 설비투자 확대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돼 주요 반도체업체와의 경쟁에서 탈락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당초 계획했던 영업이익을 통한 차입금 상환도 쉽지않을 것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현대전자가 올해 상환해야할 금액은 만기도래하는 회사채와 LG반도체 인수대금 등 총 5조6000억원 규모. 이 가운데 산업은행차환발행분과 신디케이트론 조달, 자산매각 등을 제외한 영업이익으로만 2조2000억원의 자금을 조달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현대전자가 64MD램의 평균 판매단가를 4달러선으로 잡고 있는데 현재 64MD램이 3달러 밑에서 거래되고 있는 점과 하반기 이후 반도체 현물가격이 반등한다는 것을 가정하더라도 현대전자가 반도체부문 이익률을 너무 높게 잡고 있지 않냐는 것이다.
한편 현대전자는 이날 상반기안에 「현대」 계열에서 분리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LCD와 통신부문을 정리하고 반도체 전문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기존의 입장을 다시한번 밝혔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
<표>현대전자 분기별 실적(단위:10억원, %)
구분=매출=매출총이익률=영업이익=영업이익률=경상이익=비경상적손실
1999=6012=23=646=11=173=423
00.3=2206=28=323=15=-76=136
00.6=2171=27=296=14=-558=542
00.9=2464=39=646=26=130=264
00.12=2061=27=235=11=-1747=1615
2000년 전체=8902=30=1500=17=-2251=2557
●99년 9월 LG반도체 합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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