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문화산업 10대 과제>10회/끝-문화콘텐츠 수출 활성화

게임·영상·음반·애니메이션 등 문화콘텐츠는 한 국가의 상품을 대표하는 수출전략상품이라고 할 수 있다.

일본에서 탄생해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포켓몬스터에서 보듯이 문화콘텐츠는 일반적인 상품보다도 큰 파급 효과를 거둘 수 있다.

포켓몬스터의 경우 폭발적인 인기를 얻으면서 전세계 어린이들에게 일본이라는 나라의 이미지를 깊이 각인시켰다. 이는 곧바로 일본 일반 제조업상품에 대한 선호로 이어져 타 일반상품의 수출 활성화를 꾀할 수 있다.

이처럼 문화콘텐츠라는 상품은 그 상품 자체뿐 아니라 타 상품에 미치는 영향력이 엄청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 문화콘텐츠의 수출은 아직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예를 들면 문화콘텐츠 분야에서 꾸준히 수출효자상품으로 자리잡아왔던 애니메이션 수출이 97년 총 수출액 1억달러를 정점으로 지난 몇 년간 수출물량이 급감하고 있다.

이유는 월트디즈니·20세기폭스 등 메이저 배급사의 하청 물량이 값싼 노동력을 내세운 중국과 동남아로 대거 몰려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지난해 국내 애니메이션 업체의 수출은 7000만달러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잠정 집계되고 있으며 일부 영세 업체들은 도산의 위협마저 느끼고 있는 상황이다.

업체들은 이같은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하청제작 의존도를 줄이고 직접 기획·제작한 창작품으로 해외활로를 개척하는 데 주력하고 있지만 국산 창작애니메이션이 국내 극장에 제대로 한번 걸리지도 못하고 있고 전문 배급사도 없는 상황에서 해외판로 개척은 그림의 떡이라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지난 99년 「쉬리」이후 새롭게 활기를 띠기 시작한 우리영화 수출은 지난해 80여편, 600만달러에 달하는 수출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특히 최근 단편영화가 잇따라 해외영화제에 초청되고 시네마서비스·CJ엔터테인먼트·미로비전 등 전문배급사들도 단편영화의 수출을 본격적으로 벌이면서 영화가 새로운 수출상품으로 부각되고 있다.

하지만 아직 해외에 수출되는 영화는 아직도 극소수이며 지역도 일본과 동남아로 제한되어 있다. 이에따라 우리영화가 인종이나 지역 차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소재의 다양화와 현지 마케팅을 보다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게임의 경우에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해외시장에 대한 정확한 상황파악과 비전 없이 진행되기 때문에 해외수출이 원활히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또 국내에서 출시되는 많은 게임들이 외국의 유명게임의 아류작으로 해외에서 히트를 기대하는 것이 어려울 지경이다.

방송의 경우 지난해 지상파 방송사들은 아시아권은 물론 미주지역까지 콘텐츠 수출 범위를 확대하면서 영상콘텐츠의 해외진출 가능성을 한층 높였다. 지난해 중국·대만 등지에 불어닥친 「한류열풍」을 타고 국내에서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다수가 아시아권에 판매됐다는 점과 기존에 한정돼있던 수출 대상국을 싱가포르·홍콩·말레이시아 등 중국어 영향권의 동남아 지역으로 다변화하려는 노력이 꾸준히 전개돼왔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하지만 아직까지 외국 영상물의 수입이 수출에 비해 턱없이 높으며 수출 장르가 지나치게 드라마에 국한돼 있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지난해 초 문화관광부가 발표한 「99 방송프로그램 수출입 현황」에 따르면 지상파와 케이블TV 등의 99년 수출 총액은 4793만3000달러인데 비해 수입은 2억5027만8000달러로 수입이 무려 수출의 5배에 달하고 있다.

이처럼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문화콘텐츠 수출을 위해서 여러가지 대책이 제시되고 있다.

우선 수출 활성화를 위해서는 해외업체와의 공동작업을 고려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최근 영화·애니메이션 등 영상물의 제작·소비의 국제화는 일반적인 현상이 되고 있다. 영화 제작에서 나타나는 바와 같이 콘텐츠 전달매체의 디지털화 흐름에 따라 국제적인 협력을 통한 제작도 가능해지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 국내 문화콘텐츠 제작업체들은 다른 나라와의 협력을 통해 상품을 공동기획·제작함으로써 제작물의 국제적인 배급망과 소비통로를 확보, 소비시장을 넓혀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또 문화콘텐츠의 수출을 촉진할 기구의 설립이 필요하다. 현재 국내 문화콘텐츠 개발사의 규모가 영세한 관계로 콘텐츠의 해외수출에까지는 여력이 미치지 못하고 있다. 따라사 해외수출의 의욕을 지난 업체들에게 대행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기구 설립을 유도하여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와함께 게임·영화·음악·캐릭터 등 업계가 공동으로 세계시장을 타깃으로 한 글로벌 프로젝트를 추진한다면 해외시장 개척도 한결 수월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위해서는 관련업체들이 컨소시엄 형태로 힘을 합쳐 상품을 기획하고 투자를 유치하며 공동으로 해외시장공략에 나서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하고 있다.

이밖에 전세계적으로 콘텐츠 수요가 부족한 VCD나 DVD 등 신종 디지털 매체에 대한 대응력을 키우거나 해외전시회를 일회성 행사참가에 그치지 않고 해외파트너와 지속적인 교류의 장으로 활용하며 새로운 문화흐름을 습득하는 장으로 활용하는 것도 수출 방안으로 꼽히고 있다.

<문화산업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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