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사 컴업체 「알토란」성장

컴퓨터 분야 대기업으로부터 분사한 기업들이 장기적인 경기침체와 급격한 시장변동 등 악화된 시장 상황에도 불구하고 분사 이전에 비해 훨씬 안정된 성장 기반을 다져가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넥스소프트·현대이미지퀘스트·현대멀티캡·데이통콤 등 IMF 한파 이후 거세게 불어닥친 구조조정의 바람 속에서 삼성전자·현대전자·대우통신 등 대기업으로부터 홀로서기에 나선 분사기업들은 1∼3년의 짧은 연륜에도 불구하고 높은 성장세와 수익구조를 실현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현황 = 지난해 8월 현대전자 모니터 사업본부가 분사해 설립된 현대이미지퀘스트(대표 김홍기)는 자본금 300억원에 부채비율 80%라는 튼실한 재무구조를 갖추며 내실 성장의 기틀을 다지고 있다.

이 회사는 분사 6개월 만에 유럽 및 미주 지역에 현지 판매법인을 설립, 해외 시장개척에 나서는 한편, 웹모니터와 개인휴대단말기(PDA), 박막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TFT LCD)모니터 등 차세대 전략사업에도 본격 진출하고 있다.

또한 모니터사업에서 탈피해 컴퓨터사업에도 본격 진출, 중국 등 해외 시장을 적극 공략하기로 했으며 이를 발판으로 올해 매출액을 분사이전 매출액 대비 80% 정도 늘어난 3846억원으로 늘려 잡았다.

지난해 4월 대우통신으로부터 복사기 부문과 전화기 부문이 독립해분사한 데이통콤(대표 주진용)은 대우통신 시절과 달리 본격적인 사업 확대를 추진,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이 회사는 특히 복사기 부문에서 미놀타와 제휴, 고부가가치 디지털 제품군을 대거 도입하는가 하면 기술지원 및 AS센터지원을 통해 대고객이미지를 높이고 있다. 또 전화기 부문의 경우 신제품 라인업 보강과 유통망확충 등으로 기반 조성에 적극 나서고 있다.

데이통콤은 분사 1년 만인 지난해에 매출액 250억원을 달성, 이미 흑자로 돌아섰으며 올해는 매출 및 흑자액 목표를 각각 2배씩 늘려 잡아놓고 있다.

지난 98년 IMF 한파 속에서 분사한 현대멀티캡(대표 최병진)은 평균 100%가 넘는 매출액 성장을 달성, 이미 대표적인 컴퓨터업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올해에 컴퓨터 시장이 비관적이기 때문에 매출액 성장률을 30% 정도로 낮게 잡아놓고 있으나 당기순이익 57억원 달성은 무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8월 삼성전자 훈민정음 사업부문에서 독립한 넥스소프트(대표 이상근)는 아직 분사 후 몇 개월이 지나지 않아 평가하기는 이르지만 올해를 기점으로 삼성전자 의존도를 50% 수준으로 줄이고 신규 사업을 다각도로 추진할 방침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훈민정음 웹오피스 버전, 통합 패키지인 오피스i의 개발 용역사업에 주력해왔으나 올해부터는 P2P솔루션·PDA애플리케이션·윈도CE용 문서편집기 등을 자체 개발, 사업 다각화에 본격 나설 방침이다. 매출목표는 25억∼30억원 수준으로 잡아놓고 있다.

◇성장이유 및 전망 = 이처럼 분사 기업들이 나름대로 성공하고 있는 것은 조직의 효율화를 통해 시장 환경에 탄력적으로 대처하고 있는데다 분사 이전의 본사와도 어느 정도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대기업 소속 당시에 이들 사업부는 대부분 경영실적이 저조했거나 사업성이 극히 불투명했다는 점에 비춰보면 이들의 성공은 기존 기업들에게 새로운 사업 모델을 제시하고 자신감을 불어 넣어주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들 대부분 분사 기업들이 아직은 사업 초창기여서 실제 경쟁력 있는 기업으로 변신할 수 있을지는 더 두고 봐야 한다는 게 일반적인 의견이다. 특히 일부 분사 기업 중에는 본사에서 이미 정리한 사업을 재추진하는 사례도 있어 다소 혼선을 일으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장길수기자 ksjang@etnews.co.kr

신영복기자 ybshin@etnews.co.kr>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