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컴퓨터 조현정사장 방북 기자회견

남북한 정보격차를 줄일 수 있도록 북한 지역에 한국어 컴퓨터 교재와 중고 PC를 공급하는 사업이 민간 차원에서 추진된다.

지난주 북한을 방문한 비트컴퓨터 조현정 사장은 5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번 방북에서 북한측 요청에 따라 한국어 컴퓨터 교재를 무료 제공하고 중고등학생 교육용 중고 PC의 공급 방안도 상호 협의키로 했다고 밝혔다.

북한측은 또한 자체 정보기술(IT)기술자 5명 정도를 한국에 파견, 교육하고 이들 인력을 남북한 공동 IT사업의 프로젝트매니저(PM)로 활용하는 방안을 제의하고 한국정부의 의견을 물어봐 달라고 요구했다.

이같은 제의는 북한의 전자공업성상(남한 산자원부장관, 또는 정보통신부장관급)과 조선콤퓨터쎈터 소장 및 조선프로그램협회 이사장 등과의 만남을 통해 이뤄졌으며 본격적인 사업 추진은 향후 있을 추가 방문때부터 진행할 계획이라고 조 사장은 설명했다.

비트컴퓨터는 이를 통해 북한 소프트웨어 산업의 기술 수준을 파악하고 이에 맞는 남북한 공동 프로젝트를 발굴, 중개하는 역할도 수행해 나갈 계획이다.

조현정 사장은 『북한이 한국 내에 새로운 비즈니스 창구를 마련하려는 의지를 직접 확인했으며 실제로도 향후 남북 공동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북한측 창구를 확보한 것이 이번 방북의 가장 큰 성과』라고 강조했다.

이번 북한 방문은 조선콤퓨터쎈터측이 남북한 과학기술교류 문제를 협의하기 위해 조 사장을 초청한 것으로 조 사장은 지난달 30일 중국을 통해 평양에 도착, 북한 컴퓨터 관계자들과의 면담 및 강연 등 4박 5일의 일정을 마치고 지난 3일 베이징을 거쳐 귀국했다.

다음은 조현정 사장과의 일문일답.

-북한지역의 소프트웨어 개발 환경 및 수준은.

▲조선콤퓨터쎈터만 해도 펜티엄Ⅲ가 전체기종의 10%에 불과하고 인터넷이 개통돼 있지 않는 등 매우 열악한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소프트웨어 개발 부문에서는 상당한 실력을 보이고 있었으며 이들에게 환경만 개선해주면 엄청난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잠재력을 직접 확인했다.

-북한에서 한 강연 요지는.

▲31일 인민대학습당에서 남한 사람으로는 처음으로 500명의 북한 IT인력을 대상으로 디지털 시대를 강의했다. 한국이 IT에 집중함으로써 얻은 경제적 성과를 통계로 설명하고 새로운 CreBiz(Creative Business)가 제4의 혁명을 몰고 올 것임을 강조했다. 강의가 끝날 때까지 한 사람도 자리를 떠나지 않았으며 긴 박수와 함께 「수고했습니다」라는 말을 연속으로 들으며 강의실을 나왔다.

-전자공업성상 등 북한 관계자들과 만나 나눈 얘기는.

▲이번 방북 기간동안 어느 누구를 만나더라도 거침 없이 평소 주장을 솔직히 얘기했다. 북한이 잘 살기 위해서는 늦은 산업화보다는 정보화를 앞당겨야 하고 과학과 정보통신은 다른 만큼 한국정부처럼 독립적인 정보통신부가 있어야 한다고도 말했다. 남북간 IT 표준화의 심각성과 정보격차 문제도 심도 깊게 논의했다. 그리고 김정일 위원장의 서울 방문때 테헤란로를 꼭 방문해 달라고도 말했다.

<주상돈기자 sdj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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