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P3 플레이어]MP3플레이어 경쟁력 비교

국내 업체들이 MP3플레이어를 처음으로 상품화한 것은 디지털 기술을 매개로 소니와 아이와 등 일본 업체들이 장악하고 있는 세계 휴대형 오디오 기기 시장 판도를 크게 뒤바꿀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높게 평가되고 있다.

기존 아날로그 제품인 워크맨이나 휴대형 카세트 등은 정밀 가공기술과 기구적 메커니즘의 총체인 데크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요소로 작용했다. 하지만 MP3플레이어는 메모리를 저장매체로 사용하고 소프트웨어적으로 음을 재생하기 때문에 데크 메커니즘이 필요없는 제품이라 국내 업체들이 상대적으로 취약했던 기구적 메커니즘의 한계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는 디지털 시대로 접어들면서부터는 연간 6000만대 규모에 달하는 세계 휴대형 오디오 시장에서 더이상 일본의 선발 업체들과 국내 업체들간의 기술격차가 존재하지 않게 됐음을 의미한다.

기존 워크맨이나 카세트 등의 휴대형 오디오 제품에 대한 MP3플레이어의 경쟁력은 바로 여기에서 출발한다. 또 MP3플레이어를 세계 최초로 상품화한 국내 업체들이 디지털 오디오 분야에서는 일본 업체들보다 앞선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된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일본을 비롯한 외국 업체들의 반격도 만만치 않다. 국내 업체들에 비해 늦기는 했지만 미국의 S3를 비롯해 크리에이티브랩스 등은 국내 벤처기업을 인수하거나 국내 업체와의 협력을 시작으로 세계 시장에서 높은 인지도를 얻고 있다.

또 소니·파나소닉 등 일본 업체들은 MD플레이어를 워크맨의 뒤를 이을 후속제품으로 집중 육성하면서도 MP3 음악은 물론 WMA나 AAC 음악 등을 재생할 수 있는 휴대형 디지털 오디오로 이 시장에 진출해 있다.

다음은 국내외 시장조사 업체들이 각각 현지시장에 판매되고 있는 제품을 대상으로 비교 테스트한 결과로 국산 제품이 가격면에서는 상당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 국내 평가 사례=K벤치가 지난해 국내 시장에 판매되고 있는 제품 7개 모델을 대상으로 비교 평가한 결과에 따르면 국산 제품은 가격면에서는 상당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으나 디자인면에서는 외산 제품에 다소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표1 참조

또 사용편의성면에서는 국산 제품 가운데 하나가 가장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았으나 전체적으로는 편차가 심한 반면 외산 제품은 모두 우수한 것으로 평가됐으며 음질은 국산과 외산의 차이라기보다는 제조업체에 따라 다소간의 차이가 있었다.

이밖에 배터리 사용시간의 경우 대부분의 국산 제품이 8시간을 넘었으나 일부 제품은 3∼5시간에 불과했다. 외산 제품은 모두 10시간 이상을 기록했다. 하지만 외산 제품들은 모두 가격이 비싼 고급형 제품이었다.

◇ 해외 평가사례=영국 MP3지가 지난해 영국 시장에 판매되고 있는 8개 제품을 비교 테스트한 결과는 국산 제품의 경우 카세트 테이프 형태인 U사 제품을 제외하고는 비교적 높은 평점을 받았다. 표2 참조

특히 국내 업체인 아이젠전기가 스웨덴 맥캡(Macab)에 공급한 64MB급 제품은 메모리 용량이 커 가격이 비교적 비싼 것으로 나타났지만 디자인과 음질 및 사용편리성 등에서 모두 돋보이는 제품으로 평가됐으며 디지탈웨이가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수출한 「재즈파이퍼 MV32P」와 삼성전자의 「옙」도 성능 대비 가격 및 음질과 디자인이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반해 미국 S3다이아몬드의 「리오500」은 디자인이 가장 우수하며 음질도 거의 최고 수준이라는 평을 받았으나 가격이 355달러로 가장 비싼 것이 흠으로 지적됐다.

결과적으로 국산 제품은 이 회사가 실시한 평가에서 비교적 높은 점수를 받았으나 음질면에서는 삼성전자 제품을 제외하고는 전반적으로 외산 제품에 비해 다소 떨어졌으며 다양한 부가기능도 사용편의성을 낮추는 요인이 된 것으로 분석됐다

<김순기기자 soonkkim@etnews.co.kr>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