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경제의 최대 화두로 떠오른 기업 구조조정을 타깃으로 하는 구조조정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를 전망이다.
특히 정보기술(IT) 분야는 앞으로 지속적인 성장이 기대되는데다 구조조정시장의 핵심 출구(exit)인 주식시장에서도 다른 업종에 비해 상대적으로 고평가, IT기업 구조조정이 자본시장의 새로운 화두로 부상하고 있다. 관련기사 5·16면
이는 자금시장이 서서히 풀릴 조짐을 보이는데다 침체의 늪에서 허덕였던 주식시장이 연초부터 활기를 되찾기 시작하면서 자금난과 유동성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유망 IT기업들이 구조조정전문회사(CRC)나 벤처캐피털 등 투자자들로부터 집중 조명을 받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기업 구조조정을 본업으로 하는 CRC와 구조조정펀드, 이른바 「벌처펀드」 결성이 급증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정부가 산업발전법 시행령을 개정, 구조조정 대상기업 요건을 대폭 완화하고 CRC 업무영역을 확대한데다 일부 CRC의 구조조정 성공사례가 나타나면서 구조조정시장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산자부에 따르면 산업발전법에 의거, 지난 99년 6월 J&P홀딩스·KTB네트워크·한국기술투자·코미트창투를 시작으로 CRC 등록이 본격화한 이후 99년말 20개에 머물렀던 CRC가 현재 60개로 3배가 늘어났으며 구조조정펀드도 99년 3개(2453억원)에서 현재 18개(5559억원)로 급증했다. CRC 설립 및 구조조정펀드 결성을 추진중인 업체도 수십개에 달한다.
그동안 벤처투자를 자제해온 창투사·신기술금융사·투자조합 등 벤처캐피털들도 CRC 등록과 구조조정펀드 결성을 적극 추진중이다. 현재 CRC로 등록된 벤처캐피털만도 코미트창투·KTB·한국기술투자·한국벤처금융·I&D창투·무한기술투자·미래에셋벤처캐피탈 등 7개사에 달하고 있으며 CRC 등록을 추진하는 업체가 계속 늘고 있다.
벤처캐피털업계는 특히 구조조정 투자가 일반 벤처투자에 비해 투자회수(exit) 기간을 단축시킬 수 있고, 자본경색 심화로 위기에 빠진 유망 중소·벤처기업이 적지 않다는 판단아래 이들을 타깃으로 하는 구조조정펀드 조성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미 국내 양대 벤처캐피털인 KTB와 한국기술투자가 올해 벤처 투자보다 구조조정 투자 목표치를 더 높게 잡았으며 무한기술투자·산은캐피탈 등 상당수가 구조조정펀드 결성을 물밑 추진중이다.
구조조정시장 환경이 호전되면서 구조조정 투자유형도 갈수록 다양해지고 있다. 구조조정 투자는 채권단과의 협의를 거쳐 부실기업의 부채를 줄인 후 긴급 자금투입으로 회사를 정상화하는 형태가 일반적이다. 그러나 최근엔 우량기업을 인수해 기업내용을 보완하는 인수합병(M&A), 일반 굴뚝기업과 첨단 IT기업을 묶어 첨단기업으로 탈바꿈시키는 식의 인수개발(A&D) 등이 주목을 받고 있다. 요즘 들어선 비상장·미등록 유망 IT기업을 통해 거래소에 상장되거나 코스닥에 등록된 한계기업을 인수, 조기에 우회 등록함으로써 쉽게 투자원금을 회수하는 이른바 「백도어리스팅」이 CRC나 벤처캐피털업계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구조조정 전문회사 관계자들은 『이제 구조조정은 산업발전법상에 명시된 것처럼 꼭 부실기업의 정상화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의 구조를 혁신함으로써 회사 가치를 제고, 기업·주주·투자자들이 윈윈하는 신경제적인 행위』라고 규정하고 『현재의 과도기적 경제환경이 정상화된다 해도 구조조정시장은 앞으로도 꾸준히 확대 발전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중배기자 jb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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