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PC업체들이 요즘 PC 가격 조정을 놓고 고민에 빠져 있다. 이달 들어 「PC 가격 변동요인」이 연이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격을 올리자니 수요 확대에 적지 않은 부담이 되고, 내리자니 그렇지 않아도 힘든 수익성 확보에 어려움이 많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발생한 PC 가격 변동요인은 크게 나눠 두 가지. 하나는 PC의 핵심부품인 인텔의 중앙처리장치(CPU) 가격인하고, 또 하나는 환율인상이다. CPU 가격하락은 제조원가 인하와 직결되지만 환율인상은 제품가격 상승을 유발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삼성전자·삼보컴퓨터·LGIBM 등 PC업체들은 이들 두 가지 요인을 고려해 PC 가격을 어떻게 조정해야 할지 내부 검토작업에 착수했다. PC업체들은 업계마다 내수 또는 해외시장 등 주력 타깃시장이 다른데 PC시장 위축에 따른 수요 및 매출감소 규모가 서로 달라 고민도 제각각이다.
◇가격인하 요인 〓 최근 인텔은 CPU 가격을 제품에 따라 적게는 11%에서 많게는 43%까지 큰 폭으로 인하했다.
이는 그동안 2개월, 또는 분기별로 단행해온 CPU 가격인하분과 비교할 때 최대 규모라 할 만하다.
CPU 가격인하가 PC 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제품 사양이나 업체마다 다소 차이가 있으나 대략 8∼15% 수준이다. 펜티엄4 1㎓ CPU의 경우 465달러에서 285달러로 무려 43%(24만원 정도)가 인하됐다. 현재 250만∼310만원 정도에 판매되고 있는 펜티엄4 1㎓급 PC에 CPU 가격인하분을 반영하면 이 제품의 가격이 226만∼286만원 정도로 낮아진다.
또 올해 들어 PC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수요가 급격히 감소하고 있는 것도 가격인하를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물론 「수요감소는 가격인하를 통한 제품판매 확대」라는 것은 고전적인 영업논리일 수 있다. 특히 PC 부품가가 주기적으로 하락하고 있기 때문에 재고물량이 늘어날수록 금융비용을 포함한 손실이 크다고 판단, 가격을 크게 내려서라도 밀어내기식으로 판매하지 않을 수 없는 실정이다.
◇가격상승 요인 〓 환율이 많이 올랐다. 지난해 말 1170원대에서 최근에는 1270원대로 100원 이상 올랐다. 최근 안정세를 보이고 있으나 1300원대 돌파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사라지지 않고 있다.
PC의 수입부품 의존도가 70% 정도에 달한다고 봤을때 이러한 환율인상은 PC의 제조원가 상승으로 연결될 수밖에 없다. 100원 정도의 환율인상은 PC가격에 10∼15% 수준의 인상효과를 가져다 준다.
특히 내수시장에 치중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중견PC업체의 경우 환율인상에 적지 않은 부담을 갖고 있다.
◇업계 반응 〓 PC업계는 다양한 변동요인의 발생에도 불구하고 당장 PC 가격에 반영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엄밀히 말하면 환율인상분이 제조원가 비용을 높이지만 CPU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해 이를 상쇄한다는 것이다.
삼성전자·삼보컴퓨터·LGIBM 등 주요 PC업체들은 지난달부터 이달 중순까지 환율인상이 지속되면서 제조원가비용이 크게 높아지자 가격상승이 불가피할 것으로 판단했다. 그러나 이달 말 CPU 가격이 크게 하락하자 가격을 조정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일반적으로 「CPU 가격하락은 곧 PC 가격하락」이라는 논리가 이번엔 해당되지 않게 된 것이다. 이들 업체들은 특히 환율변동과 CPU 가격하락폭이 과거 어느 때보다 두드러졌으나 가격변동 요인을 곧바로 PC가격에 반영할 경우 적지 않은 부작용이 생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소비자의 반발과 매출액 감소가 우려된 것이다.
하지만 현대멀티캡을 비롯한 일부 중견업체들은 제조원가를 낮출 수 있다고 보고 가격을 소폭 인하키로 했다.
<신영복기자 ybshi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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