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플레이 제휴 벤처기업으로 확산

대기업에서 시작한 국내 디스플레이업체들의 외국업체 제휴 열풍이 벤처기업으로 확산될 전망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소프트픽셀·엘리아테크·네스 등 디스플레이 벤처기업들은 자사가 개발한 원천기술을 바탕으로 독일·중국·대만 등의 기업과 제품 생산 및 시장 개척에 대해 협력을 적극 모색중이다.

특히 벤처기업들은 주로 선진업체와 합작한 삼성SDI·LG전자 등의 대기업과 달리 디스플레이 후발주자인 중국·대만업체와의 제휴에 적극적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플라스틱필름디스플레이(PFD) 전문업체인 소프트픽셀(대표 김한식)은 최근 독일의 스마트카드 제작업체인 인피니온과 자사의 PFD를 적용한 스마트카드의 공동 개발 및 마케팅 제휴를 막바지 협의중이다. 이 회사는 또 미국 팜에 개인휴대단말기(PDA)용 디스플레이를 전량 공급하는 대만의 보급형액정표시장치(STN LCD) 업체인 픽뷰와도 제품 공동 개발과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에 합의, 다음달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엘리아테크(대표 박원석)도 지난해 중국 로턴의 지분참여 형식으로 설립한 엘리아테크아시아를 통해 올 10월부터 자사의 멀티컬러 OELD(Organic Electro-Luminescent Display)를 중국의 이동전화업계에 공급할 예정이다. 또한 공장설비 수출계획의 일환으로 중국 심천에 2000만달러 규모의 설비 구축을 추진중이며 내년부터 이 공장에서 양산되는 제품으로 본격적인 중국시장 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네스디스플레이(대표 김선욱)는 최근 대만의 주요 STN LCD 업체들과 유기EL 기술의 이전과 관련한 투자협약 체결을 위해 활발히 접촉중이다.

국내 디스플레이 벤처업체들이 이처럼 외국 회사와의 제휴나 합작에 나선 것은 국내 자금시장 경색과 첨단기술에 대한 투자 분위기 위축으로 국내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또 중국·대만이 첨단 디스플레이산업을 차기 중점육성산업으로 선정하면서 이 분야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는 현지업체들도 선진기술을 갖고 있으면서도 대기업에 비해 기술이전이 조건이 용이한 한국의 디스플레이 벤회사들과의 협력에 적극적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중국이나 대만업체와의 협력은 통상 국내시장에서 완전히 자리를 잡아 수익성이 떨어질 때에야 이뤄지던 것이 일반적이었으나 사업 초기단계에서부터 활발한 기술이전과 공장설비를 비롯한 투자에 대한 외국 자본의 유치가 이뤄지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신화수기자 hsshin@etnews.co.kr 정진영기자 jych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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