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시장의 주도권을 둘러싼 신유통점과 제조업체(전자대리점 포함)의 패권다툼이 새해들어 더욱 격하게 벌어지고 있다. 대형 할인점과 양판점은 시장주도권을 틀어쥐려고 시도하는 반면 삼성전자·LG전자 등은 이를 저지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신유통점은 막강한 집객력과 다점포 전략을 무기로 삼아 유통가격을 주도하기 위해 역량을 집중시키고 있으며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제조업체들은 신유통망의 밀착관리를 통해 유통가격 수호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신유통점의 공세=가전제품의 유통경로별 판매비중을 살펴보면 지난해 대리점은 57%에서 2002년 45%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혼매점은 42%에서 52%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는 등 시장주도권이 신유통점으로 이동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이마트·한국까르푸·삼성홈플러스 등 대형 할인점은 지난해 공격적인 점포확장으로 가전매장수가 2배 이상 증가, 가전 판매량이 크게 증가했으며 올해에도 신규 출점으로 양적 성장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할인점들은 전체 가전유통시장(6조원대)에서 차지하는 점유율이 올해 13%대를 가볍게 넘어 20%선까지 이를 것으로 확신하는 등 저렴한 가격과 강력한 집객력을 밑바탕으로 시장을 주도한다는 계획이다.
전자랜드21·하이마트 등 양판점도 올해 2조2000억원대(36%) 이상의 매출을 목표로 잡고 있다. 전자랜드21은 지난해 대비 63.5% 성장한 7000억원을 매출목표로 하고 있으며 하이마트는 25% 성장한 1조5000억원을 올리기로 했다. 특히 이들은 올해 물류시스템을 재정비하고 다점포화 전략을 적극 추진함으로써 전자랜드21은 74개, 하이마트는 250개로 점포를 각각 늘려 유통시장의 주도권을 제조업체와 대리점으로부터 이양받는다는 계획이다.
이처럼 신유통의 거센 시장진입으로 일산·가양·분당 등 대단위 아파트 밀집지역 등에서 신유통점의 가격변화에 따라 지역 가전제품의 가격이 수시로 요동치고 있으며 이같은 현상은 전국으로 확대될 움직임마저 보이고 있다.
◇제조업체들의 주도권 수호 전략=LG전자·삼성전자는 단지 예전에 비해 할인점·양판점의 입지가 강화돼 시장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을 뿐이라며 시장주도권이 아직까지는 제조업체에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그러나 신유통점들의 거센 공격이 예상되는 만큼 이제까지 「시장주도권 지킴이」 역할을 해온 전속대리점을 육성하기 위해 올해 신유통점의 유통망을 더욱 밀착 감시하기로 했으며 다른 한편으론 전속 대리점의 자생력을 키우는 영업정책을 집중적으로 펼치기로 했다.
특히 이들은 할인점·양판점이 마치 시장주도권을 쥐고 있는 것처럼 비춰지는 것은 LG와 삼성이 그간 매출드라이브에만 신경을 쓴 나머지 신유통점의 유통가격을 관리하는 데 미흡한 점이 많았다는 데 인식을 같이 하고 있다.
따라서 신유통영업 전략을 수정함으로써 유통가격이 저렴한 할인점·양판점 전용 가전모델이 할인점외 일반 시장에 역류돼 유통되는 것을 철저하게 방지하고 실판매 위주로 제품을 공급해줌으로써 대리점과의 과당경쟁을 방지, 시장주도권을 확고히 다지기로 했다.
또 유통채널별로 차별화된 제품을 개발하면서 점진적으로 신제품이 출시되면 신유통점에 특정 물량만을 공급하고 소물 또는 아날로그 위주로 가전제품을 공급하는 등 기존의 영업전략도 대폭 바꿔 나갈 계획이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kr
임동식기자 dsl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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