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벌만능주의가 팽배한 우리 사회에서 하고 싶은 일을 위해 스스로 명문대 후광을 과감하게 떨칠 수 있는 용기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MeCS에서 자바 프로그래머로 일하는 류자현씨(25)는 소위 명문대인 고려대 건축학과에 지난 95년 입학했지만 컴퓨터가 너무 하고 싶어 96년 학교를 그만두고 낯선 분야에 뛰어들었다.
명문대를 포기할 때 힘들지 않았는가를 묻는 질문에 류씨는 『명문대 학생으로 엘리트 의식이 없지는 않았지만 엘리트 의식이 자신에 대한 반성이나 가치관에 대한 성찰 없이 만들어진 것이라면 아무 소용이 없는 것 아닙니까』라고 반문했다.
현재 업무에 만족하고 있고 건축학이 적성에 맞지 않아 학교를 그만둔 것을 후회한 적이 없다는 류씨는 『기업의 사원 모집광고마다 천편일률적인 「대졸 이상」이란 문구를 보면 웬지 씁쓸하다』고 말했다.
외국 대학에서 기초부터 다시 공부할 계획을 세운 류씨는 『부족한 지식과 편협한 시야를 넓히기 위해 새롭게 시작하는 공부는 다른 생각과 다른 환경에 처한 사람들 사이에서 하고 싶다』고 밝혔다.
학교를 그만두고 컴퓨터에 대한 공부를 시작할 때 「아래아한글」과 「엑셀」밖에 몰랐을 정도로 컴퓨터에 문외한이었던 류씨는 4개월 동안 자바 전문가 과정을 공부하며 이 가운데 3개월은 밤새기가 일쑤였다고 소개했다.
『중요한 것은 실력보다 어떤 일을 하고 싶다는 강한 의지』라는 류씨는 『정성을 다해 개발한 프로그램들이 웹사이트상에서 일반 사용자들에게 널리 사용될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류씨는 여느 휴일처럼 이번 설 연휴를 회사에 반납하고 새로운 프로그램의 개발에 몰두하며 보냈다.
<명예기자=박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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