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가가 주력 게임기인 「드림캐스트」의 생산을 중지키로 해 사실상 20년 가까이 벌여온 가정용 비디오게임기 사업을 깨끗이 정리하게 됐다. 이로써 90년대 중반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SCE)의 등장 이전까지 닌텐도와 함께 양분해 온 가정용 게임기 시장에서 세가가 쌓아온 명성은 사라지게 된다.
◇원인 =이번 세가의 드림캐스트 생산 중지 방침은 어느 정도 예견돼 온 일이다. 그 가능성은 사실 여러 곳에서 감지돼 왔다. 당사자인 세가는 지난해 12월 초 발표한 「사업 전략 방침」에서 게임소프트웨어·네트워크서비스·업소용(아케이드) 게임 등 3개 사업에 대해서만 언급해 드림캐스트 이후에는 가정용 게임기 사업이 계속되지 않을 것임을 암시했다. 또 지난해 말 이후에는 세가를 둘러싸고 닌테도에 의한 인수, 하드웨어 사업 중단 등의 추측성 보도가 잇따라 나왔다.
세가가 가정용 게임기 사업에서 맥을 못추게 된 것은 게임의 경쟁력은 곧 소프트웨어라는 사업의 핵심을 인지하지 못해 적절히 대응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세가는 16비트기에서 32비트기로 옮아가는 90년대 중반, 성능이 우수한 게임기로 평가되는 「새턴」을 내놓고도 우수한 소프트웨어를 지원하지 못해 「플레이스테이션」을 들고 나온 SCE와 닌텐도에 눌려 3위로 맥없이 밀렸다. 또 128비트로의 전환기에 들어선 이후에 98년 11월 최초의 인터넷 게임기(드림캐스트)를 내놓았으나 역시 소프트웨어 부족으로 시장에 뿌리를 내리지 못해 결국 지난해 3월 등장한 SCE의 「플레이스테이션2」에 크게 밀렸다. 세가는 오는 7월 나오는 닌텐도의 「게임큐브」나 가을에 출시되는 마이크로소프트의 「X박스」에도 인지도가 크게 떨어져 재기가 사실상 불가능한 것으로 지적돼 왔다.
계속된 부진으로 세가는 98년 이후 내리 3년 적자를 냈으며 3월 말 마감하는 2000 회계연도 결산에서도 400억엔 정도의 영업 적자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세가의 변화 =앞으로 세가는 게임소프트웨어와 아케이드게임에 사업력을 집중해 활로를 모색하게 된다. 사실 이러한 변화는 지난해 12월 초 발표한 사업전략 방침에 그대로 드러나 있다. 이중 아케이드게임은 이미 세가가 탄탄한 입지를 구축해 수익도 올리고 있기 때문에 재기의 관건은 소프트웨어 업체로서의 변신에 성공할지 여부다.
세가는 이미 SCE의 PS2용으로 5개 타이틀, 닌텐도의 차세대 휴대게임기 「게임어드밴스트」용으로 2개 타이틀 등을 공급하는 방안을 놓고 협상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세가의 변신에 대해 시장 분석가들의 반응은 매우 긍정적이다. 분석가들은 이 회사가 드림캐스트용 소프트웨어의 30%를 자체 제작한 사실을 들어 『기술력에서는 이미 최고 수준』이라고 평가하며 『장기적으로 소프트웨어 사업의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가정용 게임 시장에 미치는 영향 = 우선 하드웨어 시장은 세가가 빠짐으로써 SCE·닌텐도·MS의 3파전으로 경쟁구도가 압축된다.
그러나 이번 세가의 하드웨어 사업 중단은 게임기가 아무리 진화해도(인터넷 단말기) 주기능이 게임이기 때문에 그 소프트웨어가 충실하지 않으면 시장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SCE 등 3사간 소프트웨어 강화를 둘러싼 신경전이 한층 뜨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이에 따라 세가 등 소프트웨어 공급업체들은 적지 않은 반사 이익을 챙길 것으로 보인다.
게임소프트웨어는 막강한 경쟁자의 출현으로 적지 않은 변화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세가의 영상 기술력이 뛰어난데다 CSK를 등에 업은 대기업이기 때문에 특히 스퀘어·에닉스 등 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업체들도 긴장할 것으로 보인다.
<신기성기자 ksshin@etnews.co.kr>
국제 많이 본 뉴스
-
1
온순한 혹등고래가 사람을 통째로 삼킨 사연 [숏폼]
-
2
“2032년 충돌 가능성 2.3%”… NASA 긴장하게 한 '도시킬러' 소행성
-
3
팀 쿡 애플 CEO, 오는 19일 신제품 공개 예고… “아이폰 SE4 나올 듯”
-
4
"불쾌하거나 불편하거나"...日 동물원, 남자 혼자 입장 금지한 까닭
-
5
오드리 헵번 죽기 전까지 살던 저택 매물로 나와...가격은? [숏폼]
-
6
“30대가 치매 진단에 마약 의심 증상까지”… 원인은 보일러?
-
7
매일 계란 30개씩 먹는 남자의 최후 [숏폼]
-
8
“시조새보다 2000만년 빨라”… 中서 쥐라기시대 화석 발견
-
9
“9500원서 2만4000원으로”...日히메지성 입장료, 내년 3월부터 인상
-
10
돌반지 70만원 육박... 美 월가 은행들, 대서양 건너는 '금괴 수송작전'
브랜드 뉴스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