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온라인 부동산 업계에도 찬바람

【본사 특약 = iBiztoday.com】 온라인 부동산업계에도 최근 구조 조정의 찬바람이 불어닥치고 있다.

수십 개의 온라인 부동산업체들이 아직 명맥을 유지하고 있으나 최근 주가 폭락과 수익성에 대한 압박이 높아지면서 아예 문을 닫거나 타사와 합병하는 회사들이 속출하고 있다.

수십억달러 규모의 주택융자 사업을 벌이던 캘리포니아주 헌팅턴비치 소재 웹 전용 대출업체 론스디렉트(LoansDirect.com)가 최근 E트레이드(Etrade.com)로 넘어갔고, 부동산 중개업체 e홈(eHome.com)이 지난 연말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파산법 11조항에 따른 파산 보호 신청을 냈다.

이번 구조조정 대열에는 투자가를 찾지 못해 지난해 10월에 무너진 플로리다의 모기지닷컴(Mortgage.com), 같은 달 버지니아의 홈바이츠닷컴(Homebytes.com)에 흡수된 샌프란시스코의 오너스닷컴(Owners.com) 등도 끼어있다.

북부 캘리포니아와 네바다의 대형 부동산 중개회사인 프루덴셜의 에드 크래프초 캘리포니아 지사장은 『18개월 전만 해도 이들 대형 온라인 부동산업체는 부동산 업계의 패러다임 자체를 바꿀 것이라며 큰소리를 쳤었다』며 『그러나 지금 우리회사가 이들이 남긴 장비와 인력을 거두어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부동산 비즈니스의 온라인화는 소비자들이 매물 관련 정보에 마음껏 접근할 수 있는 길을 터 주었다. 온라인 컨설팅 회사인 고메즈닷컴(Gomez.com)에 따르면 지금까지 4100만여 명이 온라인을 통해 주택융자와 부동산 거래에 관한 정보를 얻었다. 지난해 주택 구입자의 60% 이상이 일단 온라인으로 주택 물색에 착수했다는 전국부동산중개인협회의 여론조사 결과도 나왔다.

구조조정의 격랑을 만나 파산한 닷컴 부동산 업체들 중에는 참신하고 그럴듯한 아이디어를 갖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뒷받침해줄 자본 조달에 실패했던 회사들이 적지 않다. 이 가운데서도 광고에 기반한 수익모델을 고집했던 회사들이 가장 높은 파산율을 보였다. 이들은 거의 예외 없이 단 한번도 수익을 올리지 못한 채 숨이 끊어졌다.

소비자들의 수요가 만만치 않은 만큼 구조조정에서 살아난 업체들의 생존 전망은 밝은 편이지만 넘어야 할 산이 아직도 많다.

캘리포니아주 버클리 소재 비상장사인 집리얼티의 스콧 쿠시렉 사장은 『투자가들의 반응이 예전같지 않다』며 『처음에는 광고도 많이 하고 몸집도 키우라며 물 쓰듯 뒷돈을 대주던 투자가들이 이제는 입버릇처럼 수익성을 입에 올린다』고 말했다. 닷컴 주의 몰락으로 온라인 부동산업체들의 주가가 도매금으로 저평가됐다는 불평도 자주 들린다.

인터넷 주택융자사인 E-론(E-Loan.com)의 크리스 라센 사장은 『지난 해까지만 해도 닷컴의 주식 가격에 잔뜩 거품이 끼었던 게 사실이지만 지금은 지나치게 저평가된 상태』라고 분석했다.

그런가 하면 e홈이라든지 집리얼티 같은 웹 기반 부동산업체의 수익모델에 의문을 제기하는 비평가들도 수두룩하다. 새너제이에 있는 한 부동산업체 관계자는 온라인 경쟁업체들의 약점은 수십년 경력을 쌓은 부동산 중개인들의 경험을 소비자들에게 제공할 수 없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사실 기존 부동산 중개업체들은 온라인 경쟁업체들을 심각한 위협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이들 스스로가 적극적으로 웹기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프라인과 온라인의 합작으로 시장 지배력을 유지한다는 전략이다.

<브라이언리기자 brianlee@ibiz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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