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선진국들의 IT관련 대(對)중국 투자가 늘어나면서 지금까지 각국의 아시아 경제거점으로 인식돼 오던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이 상대적으로 소외되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최근 싱가포르 정부가 단행한 일련의 조치를 예로 들어 아시아지역 선진각국의 ASEAN에 대한 투자 축소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싱가포르 정부가 출자한 「주론타운 코퍼레이션」의 경우 지난해 11월 태국의 수도 방콕에 현지기업과 공동으로 설립하려던 공업단지 조성사업에서 손을 떼고 회수자금을 중국 투자에 활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미 싱가포르 정부는 중국 정부와 투자교환서를 주고 받은 것으로 분석했다.
주론타운 코퍼레이션은 이밖에도 상하이 근접의 장쑤(江蘇)성 쑤저우(蘇洲)시에 합작방식의 공업단지를 건설하고 있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상하이 주변에는 전자기기 및 컴퓨터 소프트웨어(SW) 등 하이테크기업들이 밀집해 있다.
아사히신문은 일본, 아시아 신흥공업경제지역(NIES), ASEAN의 순서로 진행된 아시아의 경제 발전 방향이 이제 중국으로 옮겨지고 있다고 지적하고 특히 ASEAN 국가들은 지금까지 누려왔던 직간접 투자에 의한 외화유치를 중국에 전부 빼앗기고 있다고 진단했다.
아시아지역 선진국들의 중국투자가 확산되고 있는 것은 우선 중국이 그 동안 ASEAN 국가들의 강점으로 꼽히던 대부분의 산업환경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라고 아사히신문은 전했다. 싱가포르의 전자·통신기기업체 및 SW 개발인재, 태국·말레이시아의 가전기기 조립공장, 인도네시아 및 베트남보다도 낮은 노동임금, 그리고 광대한 토지와 12억명의 인구를 가지고 있는 것이 중국의 장점이라고 분석했다. 또 홍콩 반환과 함께 대만으로부터의 자본과 기술이 유입되고 있다는 점도 투자 확대 요인으로 지목했다.
한편 대중국투자 확대로 위축되고 있는 투자환경에 대한 ASEAN 각국의 우려와 불만의 수위도 높아지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지난해 말 태국 치앙마이에서 개최된 ASEAN 경제장관회의에서 선진국들의 대중국 직접투자가 급증한 반면 ASEAN의 비중은 저하되고 있는 상황이 보고 됐으며 이와 관련, 일본 히라누마 경제상은 현지의 기자들로부터 『일본은 ASEAN보다 중국을 중시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 공세에 시달렸다고 밝혔다.
또 지난해 12월 싱가포르에서 개최된 ASEAN 각국과 일본·중국·한국의 수뇌회담에서는 인도네시아 와히드 대통령이 대외적으로 불쾌감을 드러냈다고 전했다. 와히드 대통령은 인도네시아, 필리핀, 태국 등지의 투자를 줄이고 중국의 IT거점화와 ASEAN을 제외한 미국, 일본, 멕시코, 호주 등과의 자유무역을 중시하겠다고 밝힌 싱가포르 고촉통 총리의 입장에 크게 반발했다고 이 신문은 밝혔다.
아사히신문은 그러나 중국에 대한 투자에는 무지개 빛만 있지 않다고 경고했다. 중국은 「공산당 독재체제」라는 정치 리스크를 안고 있으며 국가 정책의 보안유지 등 폐쇄적인 경제체제에서 완전히 탈바꿈할때까지는 조심스런 투자가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명승욱기자 swmay@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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