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폭과대와 실적둔화간 힘겨루기 장세 예상

「낙폭과대 VS 실적둔화」

1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앞으로의 증시는 낙폭과대라는 호재와 주요 기업들의 실적둔화라는 악재간 힘겨루기 장세가 펼쳐질 전망이다.

올들어 미국의 금리인하와 정부의 지원정책으로 주식의 가격메리트가 크게 부각됐지만 실적이 뒷받침되지 못하는 낙폭과대는 재료로서의 한계가 드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새롬기술·다음커뮤니케이션·한글과컴퓨터 등 인터넷 3인방을 중심으로 올들어 두배 이상 주가가 급등한 종목들이 늘고 있어 가격메리트는 점점 낮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연간실적 발표가 시작되면서 지난 4·4분기에 주요 IT기업들의 실적둔화가 뚜렷하게 드러나고 있어 낙폭과대와 실적둔화 우려감의 싸움은 이제부터 시작인 셈이다.

최근까지의 움직임으로는 우선 「저가」라는 가격메리트가 우세한 모습이다. 나스닥시장에서 지난주 당초 예상보다 저조한 실적을 나타낸 게이트웨이와 모토로라의 주가가 오히려 4∼8% 상승했고 코스닥시장에서도 새롬기술과 한글과컴퓨터도 연말대비 각각 173%와 175%씩 올랐다. 닷컴주가 뚜렷한 개선점이 없다는 애널리스트들의 우려속에서도 강한 상승세를 나타내는 등 전형적인 「낙폭과대주」 중심의 장세가 전개됐다.

하지만 주요 IT기업들의 실적둔화는 부담이다. 지난 16일 실적을 발표한 삼성전자가 사상최고의 연간실적을 올렸지만 4·4분기만 놓고 봤을 때에는 순이익이 전분기대비 3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한국통신과 삼성전기도 4·4분기에 순이익이 전분기보다 각각 113%, 32.5%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는 등 주요 IT기업들의 실적둔화가 두드러지고 있다.

또 SK증권이 109개 주요 IT기업들의 4·4분기 실적을 추산한 결과 전분기보다 영업이익은 24.9%, 순이익은 74.9%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SK증권은 기업들의 수익성 둔화가 예상보다 빨리 진행되고 있어서 올해 수익성 개선이 미흡한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 낙폭과대주 중심의 「유동성장세」에서 우량주 위주의 「실적장세」로 전환되기가 쉽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결국 낙폭과대와 실적둔화간 싸움은 불가피해 보인다. 미국 증시가 안정된 모습을 나타내고 저가 메리트가 좀더 부각된다면 주가의 추가상승 가능성은 있지만 기업들의 실적이 둔화되고 있다는 악재는 주가가 올라갈수록 더 크게 부각될 가능성이 높다.

대우증권 이진혁 애널리스트는 『연초 우리증시와 미국증시 모두 IT주의 반등은 낙폭과대가 최우선 재료였던 것으로 풀이된다』며 『실적이 뒷받침 되지 못하는 낙폭과대주의 상승은 한계가 있어 향후 증시는 낙폭과대와 실적둔화간 힘겨루기 장세가 펼쳐질 것』으로 내다봤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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