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수산방송설립위원회(위원장 이길재)가 TV홈쇼핑 사업 추진과 관련해 속앓이를 하고 있다. 공력을 들여온 농업협동조합중앙회(회장 정대근)가 소극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을 뿐만 아니라 설립 위측이 최근 개최한 세미나 후원사 명칭 사용에 대해 유감을 표명해 왔기 때문이다.
설립위측 관계자는 『농협측이 농수산 방송에 대한 지분참여를 결정했기 때문에 무리가 없다고 판단해 초청장에 후원사 명칭을 사용하게 됐는데, 그쪽에서 유감을 표명해 왔다』면서 『어찌됐든 본의 아니게 농협측에 민폐를 끼치게 됐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설립위측은 못내 서운한 표정이다. 공력을 들이고 있는 농협측의 태도가 여전히 불투명한데다 미묘한 시점에서 항의 공문까지 받고보니 허탈하다는 게 설립위측의 반응인 것이다.
방송계는 이에대해 농협측이 아직까지 확실한 입장을 정리하지 않았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실제로 중앙회는 한국농수산방송이 홈쇼핑 사업자로 결정될 경우 이사회의 의결을 거쳐 3% 정도의 지분만을 투자하겠다는 조건부 참여만을 잠정 결정해 놓은 상태. 이같은 결정도 정치적 배경에 의해 이루어졌다는 설이 그동안 방송계 주변에서는 끊이질 않았다.
이에따라 농협측이 더 마음을 두는 곳이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잇따르고 있다. 방송계의 한 관계자는 『농협측은 아마도 자회사인 농협유통(대표 김규석)과 삼성물산이 주요 주주로 참여하고 있는 「하나로쇼핑넷」에 더 관심이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며 농협측의 방향 선회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전망하기도 했다.
그러나 설립위측은 농수산방송이 전문방송인 만큼 농협이 반드시 참여해야 한다는 대외명분론을 제기하고 있다.
설립위 관계자는 『농민들을 위한 방송 설립에 농협측이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데 대해 아쉬움이 없지 않다』면서 『조만간 농협측과 만나 이 문제를 확실히 매듭지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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