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 핫이슈(4)>㎓시대 개막

PC에서도 ㎓시대가 활짝 열렸다.

지난 80년대초 XT컴퓨터로 8086계열의 컴퓨터가 선보인 지 20년도 안돼 「꿈의 속도」라 불리우는 1㎓ 이상의 고속 PC시대가 열린 것이다.

286·386·486에 이어 펜티엄·펜티엄MMX·펜티엄Ⅱ·펜티엄Ⅲ·펜티엄4까지 그야말로 숨가쁘게 이어온 PC역사에서 한 시대를 풍미했던 ㎒ PC시대는 이제 종언을 알리는 시각침이 작동하기 시작했다.

뒤안길로 들어선 ㎒ PC를 대체할 새로운 시대의 개막을 알리고 있다. 정보기술(IT)산업발전의 한가운데 위치한 핵심 중의 핵심인 PC가 ㎓시대를 맞이함으로써 컴퓨팅환경은 놀랄 만큼 발전을 거듭하고 있음을 증명하고 있다.

PC시대에 이은 포스트PC가 점차 부각되고 있으나 PC를 대체하기보다는 보조기능에 머무를 것도 이같은 전망에서 나온다.

◇ 1㎓ PC 등장의 유래 = PC의 역사는 인텔의 중앙처리장치(CPU) 역사와 궤를 같이한다. PC의 시대별 명칭으로 불리는 286컴퓨터·386컴퓨터·486컴퓨터·586컴퓨터(펜티엄) 등이 인텔 CPU의 명칭에서 유래한 것이다.

286컴퓨터는 이 컴퓨터에 장착된 CPU 명칭의 끝자리가 80286으로 돼 있다.

지난 80년 중반 286컴퓨터로 명명된 AT컴퓨터가 등장한 이후 컴퓨터는 새로운 설계방식과 한층 업그레이드된 데이터처리방식이 채택된 CPU가 등장하면서 386·486·586 등이 등장했다. 물론 각 컴퓨터에도 CPU별로 데이터 처리속도가 지정됐다.

PC의 성능은 그러나 펜티엄단계에서 가장 높은 효율적인 처리속도를 지니게 됐다.

같은 펜티엄이라도 CPU의 데이터 처리속도에 따라 가격과 PC의 성능이 큰 차이를 보였다.

펜티엄의 경우 66㎒를 비롯해 70·100·133·166·180·200·233㎒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제품이 등장했다. 이어 지난 97년 등장한 펜티엄Ⅱ의 경우 200㎒ 안팎에서 600㎒ 안팎까지 무려 10여개에 이르는 속도별 제품이 포진했다. ㎓시대는 지난해 인텔 펜티엄Ⅲ급 제품이 출시되면서 서막이 올랐다. 이에 앞서 지난 99년말 호환칩업체인 AMD가 1㎓제품을 출품하면서 ㎓시대를 예고했다.

PC의 역사 20년도 안돼 꿈의 속도가 실현된 것이다.

◇ 등장 의미 = ㎓ PC의 등장은 「CPU의 데이터 처리속도 향상」 이상의 큰 의미를 갖는다. PC성능이 크게 발전했음을 의미하는 동시에 컴퓨팅환경, 아니 나아가 정보기술 전반의 기술발전을 가늠케 하는 잣대가 되고 있다.

PC는 정보기술발전의 한가운데 서 있는 핵심 중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우선 부품과 주변기기의 발전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기준이 되고 있다. 286급과 1㎓급 펜티엄4의 제품 기능을 비교하면 이는 더욱 뚜렷해진다.

1MB에서 출발한 기본메모리는 이제 128MB와 256MB 수준까지 높아졌다.

핵심 보조기억장치인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는 수십MB에서 현재 60∼80GB까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확장됐다. 주변기기도 부품못지 않은 상전벽해 수준의 발전을 거듭했다.

CD롬 드라이브는 당시 2배속 제품 등장에 놀라워 했으나 ㎓ PC에서는 최근 50배속이 보편화됐으며 멀티미디어카드 가운데 8MB의 비디오메모리를 갖춘 비디오카드가 등장했다.

한때 펜티엄 초기모델에서 기본메모리의 권장사양으로 여겨지던 용량이 한낱 비디오카드의 데이터용량으로 전락할 만큼 기능이 향상된 것이다.

㎓ PC는 현존하는 애플리케이션을 작동하는 데 전혀 무리가 없을 만큼 막강한 성능을 지니고 있다.

일각에서는 PC의 하드웨어적인 성능개선이 큰 의미가 없을 것이라고 단언한다. 초대용량 애플리케이션이 등장할 때면 이미 그 PC수명이 다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최근 초고속정보통신망을 기반으로 다양한 인터넷산업이 크게 발전할 수 있는 것도 PC의 고기능화 없이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 PC의 등장은 곧 동영상을 포함한 IT분야의 다양한 멀티미디어 콘텐츠 개발을 부추기는 밑받침이 되고 있다.

◇ 향후 PC 발전 예측 = ㎓ PC 이후 컴퓨터 발전은 더욱 급류를 탈 것으로 보인다.

PC는 기존 워드·통신·인터넷 등으로 대표되는 기본기능은 물론 워크스테이션 및 서버기능까지 포함하는 명실상부한 만능 정보기기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

PC기반의 서버인 PC서버가 기존 유닉스서버시장을 크게 잠식하고 있는 것도 이를 예고해 주는 대목이다.

특히 PC는 병렬처리기술 및 관련 솔루션 발전에 힘입어 향후 슈퍼컴의 역할까지 대행할 수 있는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물론 PC의 이같은 발전에는 주변기기와 부품을 포함한 컴퓨터산업 전반의 인프라가 크게 확충됨을 전제로 한다.

<신영복기자 ybshi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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