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새해는 영상통신의 원년이다

◆강세호 유니텔 사장

1980년대 초기 PC가 일반 대중에게 널리 보급되기 전에는 컴퓨터를 만진다는 사실이 자기하고는 상관 없는, 특수 부류의 사람만 하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1980년대 중반부터 PC가 널리 퍼진 이후에도 그것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소위 컴퓨터라는 것을 공부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야 했다. 그 당시에 일반인에게는 「컴퓨터가 어렵다」는 인식이 지배적이었다.

이러한 이미지를 불식시킨 것이 PC통신이다. 1990년대 들어 불기 시작한 PC통신 바람은 「누구나 쉽게 컴퓨터를 사용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져다 주었다. PC통신으로 말미암아 사람들은 컴퓨터 운용시스템이나 컴퓨터 언어를 배우지 않고도 컴퓨터를 사용하는 대중이 네트워크를 통해 함께 모여 게시판에 글을 올리고 e메일을 통해 편지를 교환하기도 하고 실생활에 필요한 각종 정보를 접할 수 있게 됐다.

실로 컴퓨터 활용 측면에서 보면 새로운 혁명이라 말할 수 있다. 이 PC통신은 인터넷이 활성화되기 전까지 ISP로서 수많은 컴퓨터를 연결하는 「접속수단」과 「콘텐츠 제공」의 역할을 수행하게 됐다.

하지만 급속한 IT기술의 발달은 초기 PC통신의 개념을 뒤흔들어 놓았다. 이제 PC통신은 ADSL 등과 같은 초고속 인터넷망의 발전과 무료정보를 제공하는 인터넷 포털의 활성화로 인해 그 위상이 예전같지 않다. 접속수단은 초고속인터넷망에, 정보제공 수단은 인터넷 포털업체의 위협을 받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근 우리나라 PC통신업체들은 초고속 인터넷 업체와의 짝짓기를 시도하고 있다. 인터넷환경 확산을 위해서는 분명 맞는 방향이다. 사실 초고속인터넷과 PC통신업체들은 경쟁관계가 아닌 상호보완관계다. PC통신의 주기능인 접속수단을 초고속인터넷이나 무선인터넷에 넘겨주고 나면 PC통신의 나머지 기능인 정보서비스 제공이 강화된다. 정보서비스 제공은 콘텐츠와 커뮤니티 제공이라는 형태로 다원화된다. ISP에서 IC2P로 바뀌게 되는 것이다.

실제로 일반인을 대상으로 정보화의 장을 열었던 PC통신산업은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외형적으로는 PC통신 회원이 인터넷 포털업체에 밀려 줄어들고 있다. 전에는 볼 수 없던 위기다. 하지만 이를 좀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지난해 말부터 불어닥친 유료화 바람에 밀려 인터넷 포털업체들도 무료를 즐기던 회원의 이탈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반면 PC통신업체들은 회원가입비에 의존하는 비중이 줄어들면서 부가가치가 높은 사업 발굴을 통한 수익창출로 선회하고 있다.

따라서 유료기반의 폐쇄형 커뮤니티에서 구축해 놓은 고객의 로열티를 기반으로 돈을 내야 볼 수 있는 부가가치가 높은 콘텐츠를 제공하고 이와 더불어 부를 창출해 낼 수 있는 특성 커뮤니티를 만든다면 인터넷 포털업체와의 경쟁에서 한층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는 것이다. 결국 질 높은 콘텐츠를 누가 뮌?확보하느냐에 따라 승패가 좌우되는 것이다.

특히 질 높은 콘텐츠의 제공 형태는 지난날의 문자정보 제공의 틀을 벗어나 문자와 음성, 영상이 결합된 멀티미디어형 정보의 모습으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음을 주목해야 한다. 초고속 인터넷망을 통한 고속 네트워크의 품질 향상과 컴퓨터 용량, 멀티미디어 스트리밍 기술이 멀티미디어 콘텐츠 제공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영상게시판·영상메일·영상전화서비스·영상영화관·영상게임/오락·영상상거래·영상인터넷방송 등 영상자료를 제공하는 콘텐츠몰만이 살아남게 된다. 영상정보를 중요시하는 의의는 실생활에 근접한 정보제공 환경인 영상정보를 필요로 하는 욕구의 증대와도 관련된다.

이를 전송하는 수단에서도 지난날 PC기반의 폐쇄형 네트워크나 유선 인터넷에서 모바일 기반의 무선인터넷으로 변하는 이동화시대에 접어들었다. 다양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케이블상의 초고속 인터넷과 위성, IMT2000 등 모바일 인터넷이 결합된 정보기반 하에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제공하는 제2기 영상통신시대가 시작되고 있는 것이다.

새해에는 기존 PC통신산업 구조가 「영상통신산업」이라는 새로운 비즈니스 영역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이는 PC통신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고 영상통신의 모습으로 새롭게 태어나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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