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테크산업-고부가가치를 복제한다.
「500만원짜리 쥐의 탄생」 「유전자 복제를 통한 생명체의 출현」. 미래학자들은 향후 게노믹스(genomics)를 바탕으로 한 바이오테크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는 데에 이견이 없다.
바이오산업은 생물체의 기능을 이용하거나 유전적 구조를 변형해 제품을 만드는 모든 기술과 산업을 말한다. 바이오테크는 일찌감치 19세기의 물리학으로 인한 산업혁명과 20세기의 논리학에 근거한 컴퓨터 혁명기를 이어 21세기를 이끌 첨단분야로 손꼽히고 있다.
하지만 높은 관심과 엄청난 투자비용에도 불구하고 목표로 하고 있는 수준에는 선진국을 포함해서 어느 누구도 근접하지 못하고 있어 그만큼 개척할 수 있는 분야가 무궁무진하다. 바이오테크는 그 기술 하나 하나가 개발될 때마다 식품·환경·농업·의약·엔지니어링 등 응용할 수 있는 분야가 많다는 점과 부가가치가 높은 사업이라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다. 바이오기술의 결과물인 항암제 인터페로 1g의 가격은 5000달러로 무려 금값의 375배에 달한다. 유전자이식 실험용 쥐 한마리는 무려 500만원에 이른다.
미국·일본 등 선진국을 포함해 전 세계가 이미 바이오테크를 국가전략사업으로 선정하고 적극적인 지원에 나서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지난해 10월 정부차원의 바이오산업 육성책을 내놓고 기술육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 기술수준은 선진국의 60% 수준으로 그리 높지 않다. 특히 생물엔지니어링(35%)이나 제품의 안전성 평가기술(30%) 등 산업화 기술은 더욱 뒤처져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지난해부터 삼성·두산 등 대기업과 벤처기업을 중심으로 바이오기술에 대한 투자가 확대되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인 일이다. 장기투자를 필요로 하는 바이오기술의 특성상 단기적인 결과물을 요구하기보다는 더 많은 관심과 지원으로 다가올 바이오시대를 준비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풀3D산업-게임산업의 성패는 화려한 3D기술에 달려
온라인 게임이 전 세계로 확대되고 있고 하루에도 몇십, 몇백개의 게임이 개발되고 있지만 정작 주목을 받는 게임은 많지 않다. 게임의 성패는 철저한 기획과 아이디어도 중요하지만 화려한 그래픽과 실제 우주에서 전쟁을 벌이는 것처럼 만들어주는 그래픽기술이 핵심이다. 전문가들은 향후 게임시장의 성패는 젊은 게임이용자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보다 사실적이고 보다 동적인 그래픽을 구현하는 기술에 달려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국내게임의 주력이 PC용인데 비해 세계시장의 게임은 PC쪽보다는 플랫폼쪽의 의존도가 높다. 따라서 국내 게임들이 세계시장에 주목받기 위해서는 PC게임을 플랫폼으로 전환할 때 화려한 영상을 제공할 수 있게 하는 기술이 필수적이다. 결국 화려한 그래픽 개발과 이를 돌릴 수 있는 엔진의 기술력이 미래 게임산업의 성패를 좌우할 것이란 전망이다.
이에 따라 엔씨소프트 등 국내 게임업체들은 동적이고 스피디한 화면전개를 가능하게 하는 풀 3D개발에 올해 사업의 주안점을 두고 있다. 새로 개발되는 게임의 3D기술과 이를 적절히 구현할 수 있는 엔진 사용이 해당기업은 물론 국내 게임산업의 성장을 이끌 것으로 전망한다.
지난해 일본 NTT도코모에 의해 모바일 게임이 확산됐고 우리나라도 다가오는 IMT2000사업의 진행에 따라 모바일 게임은 이제 그 전성기를 앞두고 있다. 모바일시대에 대비한 3D 그래픽의 제공과 이를 운용할 수 있는 엔진 개발은 올해 게임산업의 화두가 될 것이다. 소형 이동통신 단말기를 통한 「스타워즈」는 동적이고 스피디한 화면에서부터 시작될 것이기 때문이다.
◇2차전지산업-모바일 커뮤니케이션의 원동력
차세대 통신수단으로 주목받는 IMT2000 단말기의 경우 음성문자를 보내는 현재의 단말기와는 달리 동영상을 주고받아야 하고 대형 LCD 화면이 채택됐기 때문에 전력소모가 훨씬 크다. 이에 따라 앞으로 더 가볍고 작으면서도 에너지 밀도가 높은 2차전지의 수요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2차전지는 한번 쓰고 버리는 1차전지와는 달리 충전해 재사용할 수 있는 전지로 지난 80년대 선보인 니켈카드뮴전지와 니켈수소전지 시대를 지나 현재 리튬이온전지가 세계시장의 90% 이상을 차지하며 주류를 이루고 있다.
아직 시장규모는 작지만 차세대 시장에서는 리튬이온전지보다 한단계 앞선 리튬폴리머전지가 주목받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리튬폴리머전지는 액체 전해질을 사용하는 리튬이온 전지와 달리 젤(gel) 상태의 고분자 재료를 전해질로 한 제품으로 보다 얇고 가볍게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데다 안정성도 뛰어나다.
지난해 리튬이온전지의 세계시장 규모는 6조원, 국내시장 규모만도 6000억원에 달할 만큼 시장이 크고 정보기술(IT)산업 발전과 디지털가전제품의 확산에 있어 핵심적인 기반기술이다.
현재 세계 2차전지 시장에서는 일본업체들이 독보적인 위치를 점유하고 있다. 리튬이온전지의 경우 소니·산요·마쓰시타·도시바 등이 세계시장의 98%를 점유하며 자국 기업간 경쟁을 벌이고 있는 상태다.
국내 업체 가운데는 삼성SDI와 LG화학·바이어블코리아가 선두권을 형성하고 기술개발과 양산체제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SDI는 2003년까지 4500억원을 투자, 세계 5대 메이커로 올라선다는 계획 아래 일본제품보다 얇은 4㎜짜리 박막 리튬이온전지를 선보였고 리튬폴리머전지를 월 220만개 생산할 수 있는 설비도 갖췄다. LG화학도 지난해 모토로라에 100만개의 리튬전지 공급계약을 체결, 일본 업체들을 긴장시켰다.
◇디지털 콘텐츠 산업-디지털경제시대 핵심으로
디지털콘텐츠산업은 정보기술을 이용해 통신망, 디지털방송망, 디지털저장매체를 통해 활용되는 정보를 제작·가공·유통·서비스하는 산업을 말한다. 이 산업은 IMT2000과 디지털위성방송·초고속망 등의 인프라가 갖춰지면서 올해부터 연 평균 49%(한국소프트중심 자료) 정도의 고속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소프트웨어진흥원이 실시한 시장조사를 바탕으로 시장규모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디지털 콘텐츠 시장규모는 약 9억원으로 2002년 40억원, 2005년에는 190
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유형별로는 초기 2D중심의 시장에서 게임산업의 발달 등에 힘입어 3D 모델중심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정보통신부는 디지털 콘텐츠 산업이 유망 핵심산업으로 급부상하고 있다는 판단 아래 정부예산 300억원, 민간자본 200억여원을 투입해 디지털 콘텐츠 산업기반 조성 및 해외수출지원 정책을 중점 추진하고 있다.
정보통신부가 한국정보사업협회 등 민간자본이 설립을 추진중인 「콘텐츠 영문회사」를 중심으로 해외진출 전략 콘텐츠 개발 및 영문화 지원을 중점 전개한다는 계획을 세워 놓고 있는 것도 디지털 콘텐츠 산업의 수출에 큰 기대를 걸고 있기 때문이다.
21세기에는 오프라인 콘텐츠가 온라인으로 급속히 전환될 전망이다. 디지털 콘텐츠산업은 영상산업뿐 아니라 정보·생활·문화의 영역을 뛰어넘어 새로운 지식을 창출할 것이 확실시된다.
이 때문에 전 세계 주요 국가들도 이 산업을 새로운 전략산업으로 규정하고 육성책 마련을 서두르고 있다. 이미 미국은 지난 96년 통신·방송 관련 종합법안을 디지털 시대에 적합하게 개정해 디지털 콘텐츠산업의 급성장에 대비하고 있다.
세계 디지털 콘텐츠시장 규모는 지난 98년 510억달러에 이르렀으며 연평균 33.8% 고속 성장해 2004년에는 2228억달러 규모(한국콘텐츠사업연합회 자료)를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디지털 콘텐츠산업은 소프트웨어 기술, 통신기술, 콘텐츠 제작기술 등 고도의 정보통신기술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성장이 불가능한 기술 집약적 산업으로 세계경제의 글로벌화와도 맞물려 있기 때문에 올해부터 디지털 경제시대의 핵심으로 급
부상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심규호기자 khsim@etnews.co.kr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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