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특집Ⅲ-도전 21 벤처기업>벤처정책 한준호 중기청장에게 듣는다

『올해에는 최근의 벤처 조정기를 조속히 마무리하고 재도약의 기틀을 마련하는 데 역점을 둘 계획입니다.』

한준호 중기청장은 다른 어느 국가보다도 취약한 벤처 인프라 확충이 급선무라며 벤처기업의 지방화와 국제화를 위한 인프라 구축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지난해 벤처기업육성촉진지구로 선정한 20개 지역을 대상으로 지자체와 공동으로 500억원의 예산을 들여 기반시설을 확충하고 각종 부담금을 경감하는 등 제도적 지원 기반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한 청장은 또 『지난해 급팽창한 벤처캐피털의 내실화를 도모하기 위해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는 등 건전하고 투명한 벤처투자여건 조성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벤처투자 재원 확보 측면에서는 민관 공동 투자재원 확보를 바탕으로 외국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다양한 국제기준의 제도를 도입, 새로운 투자층을 발굴해 나갈 예정이다.

한 청장은 『지난해 인터넷 벤처기업에 대한 거품론과 닷컴기업의 수익모델 부재, 벤처를 악용한 주가 조작 등으로 벤처산업이 전반적으로 어려움을 겪은 게 사실』이라며 『대내외 경제여건이 불안정한데다 투자자의 신뢰회복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돼 당분간 침체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미국 등 벤처 선진국에서 볼 수 있듯 조정기는 벤처산업의 발전과정에서 필연적인 수순이라며 우리나라도 이를 계기로 기술력있는 벤처기업을 중심으로 옥석을 가리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한 청장은 분석했다.

진승현 게이트 등 일부 벤처기업들의 모럴 해저드로 인한 금융사고와 관련, 한 청장은 『불신을 조장하고 전체 시스템의 신뢰 기반을 무너뜨리는 것이 모럴 해저드』라며 최근의 사태에 유감을 표시했다. 한 청장은 코스닥시장의 장기침체로 투자자금 회수가 어려운데다 창투사간 과당경쟁으로 자산운영이 편법적으로 이뤄지는 등 모럴 헤저드가 일어날 가능성은 충분히 있음을 시사했다.

정부의 허술한 창투사 관리가 벤처의 모럴 해저드를 부추겼다는 일부 지적에 대해 한 청장은 『반기별 정기점검 및 수시점검 등 고전적인 관리체계로는 한계가 있다』며 『올해부터는 창투사 특성에 맞는 별도의 회계처리 준칙을 제정, 운영케 함으로써 자산 운영이 투명하게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 청장은 또 창투사에서 투자한 자산도 금융기관과 같이 자산건전성 분류기준(FLC)를 적용, 관리하는 한편 건전한 투자조합 관리를 위해 조합출자금의 납입방식을 분할납입으로 유도, 투자조합 관리기준도 국제 수준에 맞도록 개편해 나갈 것임을 강조했다.

창투사 관리도 중소기업진흥공단 및 벤처캐피탈협회 등 관련기관과 합동으로 정기 또는 수시 점검하는 한편 금융감독원과도 긴밀한 협조체제를 갖춰나갈 것임을 시사했다.

창업보육센터 운영방식에 대해 한 청장은 『그동안 양적인 측면에서 센터 설립을 유도해왔다면 올해부터는 운영 내실화에 중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창업보육사업의 운영모델을 지속적으로 개발·보급하는 한편 창업보육사업 전문가 양성과정을 지속적으로 운영, 매니저의 보육기법에 대한 노하우를 강화할 계획이다. 또 창업보육사업 운영실태를 조사, 운영비를 차등 지원함으로써 보육센터간 경쟁을 촉진시켜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현 정부의 벤처정책이 다소 인위적이라는 일부 지적에 대해 한 청장은 『미국과 이스라엘 등 벤처 선진국에서도 국가 차원에서 인프라 지원을 계속하고 있다』며 『기술력과 창의성을 가진 벤처가 시장에서 자유스럽게 성장할 수 있도록 인프라 조성에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대전 =신선미기자 smshi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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