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지식재산담보대출제도

중소기업·벤처기업을 위한 지식재산담보대출제도가 운영상의 미비점과 금융기관의 외면으로 유명무실해지고 있다는 보도다. 정부가 올해 각 부처 및 기관별로 책정한 지식재산담보 대출관련 지원예산은 총 500억원이었으나 10월말 현재 지원실적은 불과 30억원 정도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런데 더욱 심각한 것은 이같은 실적부진이 올해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이 제도가 도입된 지난 97년부터 계속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지식재산담보금융대출제도는 중소기업과 벤처기업 활성화를 위해 97년 4월 당시 통상산업부가 주관이 돼 처음 시행되기 시작했다. 이 제도는 자금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 등이 종래의 지적재산권과 컴퓨터 소프트웨어를 비롯해서 독립적인 기술가치 등을 담보로 금융기관으로부터 각종 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이 그 골자다. 이에 대한 정부 지원예산으로는 97년 100억원과 98년 200억원 그리고 벤처창업 붐이 거세게 불었던 지난해와 올해는 각각 500억원을 금융기관 손실보전 비용 등으로 책정해 둔 바 있다.

그러나 이 제도에 의한 대출실적은 시행 첫해부터 예산책정액에 크게 미달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실제로 97년 이후 4년 동안 책정된 총예산규모는 1300억원에 이르고 있지만 대출 총액은 97년 20억원을 시작으로 98년 137억원과 99년 179억원 등 현재까지 고작 370억여원에 불과한 실정이다.

대출실적이 이처럼 저조한 것은 일차적으로는 금융기관이 지식재산에 대한 가치평가를 신뢰하지 않음으로써 대출을 꺼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좀더 근본적으로는 기업들이 담보로 제시한 지식재산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방법이 마련돼 있지 못한 데 가장 큰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가치평가 과정과 대출관리가 여러 관련기관에 분산돼 있는 등 관련업무가 다원화돼 있어 사업의 효율성을 꾀할 수 없는 것이 주된 이유라고 한다. 또한 여기에다 평가기관과 금융기관 모두 지식재산을 평가할 수 있는 전문인력이 크게 부족한 것도 대출실적이 부진한 원인 가운데 하나라고 한다. 의욕적으로 도입된 지식재산담보대출제도가 좋은 취지나 배경에도 불구하고 운영상의 허점이나 기능상의 미비 때문에 시행 4년째 겉돌고 있는 것이다.

일단, 제도시행에 대한 근본취지를 살리며 지식담보 대출을 부동산담보 대출 수준으로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선결조건이 필요하다고 본다.

우선 지식재산 담보가치에 대한 공정하고 일관적인 평가체제가 구축돼야 한다는 점이다. 이를 위해서는 대출사업 관리를 하는 한국발명진흥회를 비롯해 평가업무를 맡고 있는 한국산업기술평가원과 기술신용보증기금 등 관계기관을 기능별로 통합조정함으로써 전문성을 강화하는 것이 급선무일 것이다.

또한 금융기관이 신뢰할 수 있는 평가의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현재 극소수에 불과한 전문기술인력을 확충함과 동시에 지식재산의 가치평가기법에 대한 조속한 보완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