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NA칩 시장 쟁탈전]상-만병 근원 찾아 「한판 혈투」

【본사 특약=iBiztoday.com】 하이테크와 생명공학을 접목시킨 DNA 칩 시장에 총성없는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실리콘밸리에 있는 세계 1위 DNA 칩 업체 아피메트릭스(affymetrix.com)의 아성에 모토로라(motorola.com)와 코닝(corning.com), 휴렛패커드(hp.com)의 분사 기업인 애질런트테크놀로지스(agilent.com) 등 대형 하이테크 업체 사이에서 이 시장 주도권을 빼앗기 위한 쟁탈전이 소리없이 달아오르고 있다.

각 진영 과학자들이 벌이고 있는 상용 DNA 칩 개발 전쟁터는 미세한 정방형의 유리 위에 수많은 DNA 단편을 고정시킨 유전자 발현 칩. 이 DNA 칩은 신약개발과 새 치료방법을 찾는 길을 획기적으로 열어 차세대 의학혁명을 가져올 것으로 주목된다.

실제로 이 DNA 칩은 의학적 과제를 푸는 데 상당한 기여를 하고 있다.

예를 들면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의 화이트헤드연구소 과학자들과 연구원들은 아피메트릭스가 개발·생산한 칩을 이용해 두 가지 형태의 성인 백혈병을 구분할 수 있게 됐다. 또 MIT대학 연구진과 공동으로 암의 신체전이에 결정적 역할을 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흑색소 세포종의 유전자를 확인하는 데도 성공했다.

이 DNA 칩 시장은 지금까지 수 년 동안은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래라의 아피메트릭스가 지배해 왔다. 이 기업은 컴퓨터 칩 제조기술을 일찌감치 생명공학 세계에 도입한 독창성과 인체 게놈코드 판독으로 본궤도에 오른 시장을 예견하고 이 시장을 처녀 개척한 부동의 1위 DNA 칩 업체다.

그러나 아피메트릭스는 이제 모토로라 등 대형 하이테크 업체들의 거센 도전에 직면해 있다. 이 업체들은 모두 독창적인 전문기술을 토대로 독자적 DNA 마이크로어레이를 개발하는 데 온힘을 쏟아 붓고 있다. 이들보다 규모가 더 작은 업체들도 새로운 기술로 무장해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이들 업체는 한데 엉켜 범죄자의 DNA 식별법에서부터 특정 암 치료방법 개발, 알츠하이머병이나 심장병 발병 가능성 예측에 이르는 광범위한 DNA 칩 응용분야 시장에서 경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DNA 칩 시장규모가 현재 연간 약 3억달러 규모로 앞으로 수년 내에 10억∼20억달러로 확대될 것이라고 예측한다.

아피메트릭스의 안나 바우디즈 홍보담당자는 『대기업들이 이 분야에 늦게나마 뛰어든 사실이 우리 기술의 정당성을 입증하는 것』이라면서 『우리는 아주 유망

한 제품을 확보하고 있다』고 자신했다.

스탠퍼드 게놈기술센터 론 데이비스 소장은 『최근 DNA 칩 시장에 뛰어든 기업들이 대부분 덩치가 큰 공룡이라 어느 업체보다 오랫동안 시장에서 견뎌낼 것』이라면서 『앞으로 아피메트릭스가 자칫 주춤하게 되면 이들 업체가 여지없이 시장을 장악할 것』이라고 해석했다.

아피메트릭스는 자사가 보유하고 있는 특허기술에 도전하는 많은 특허권 소송들로도 골머리를 앓고 있다.

DNA 칩 시장 진출 업체가 느는 것에 대해 관련 전문가들은 대체로 긍정적으로 평가를 내리고 있다. 경쟁체제가 도입되면 기술적 돌파구가 열려 칩의 제작방식이 개선돼 생산속도가 빨라지고 정확도를 높이며 가격을 대폭 인하시키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게 지배적인 의견이다.

실제로 아피메트릭스의 경우 현재 할인 전 가격이 개당 2000달러인 자사의 표준 칩에 점점 더 많은 DNA를 집어넣고 있다. 또 생산규모를 늘리고 있어 제조비용도 내릴 수 있게 돼 결과적으로 가격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케이박기자 kspark@ibiz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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