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의 하락세가 장기화되면서 올초부터 별도 투자팀을 마련, 벤처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섰던 은행과 투신 등 기관투자가들이 벤처에서 발을 빼고 있다. 특히 은행권 구조조정 등의 사안이 맞물리면서 이러한 움직임은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올들어 벤처투자팀을 신설했던 한빛·한미·국민·외환·평화은행 등과 현대투자신탁증권·한국투자신탁 등 상당수 기관들은 대부분 벤처투자를 유보한 상황이다. 기관들은 당분간 시장의 흐름을 파악하며 관망하겠다는 움직임이지만 당분간 종전과 같은 주식인수 형태의 벤처투자는 없을 것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현재 한빛·한미·국민은행 등은 추가 벤처투자를 전면 유보한 상태다. 한빛은행의 경우 연말까지 투자하기로 했던 100억원 중 지난 8월까지 44억원을 투자한 데 이어 추가투자가 하나도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연말까지 사실상 추가 투자계획이 없는 실정이다.
국민·한미·평화은행 등 일부 은행들은 전환사채(CB) 인수 등 투자위험을 줄이는 쪽으로 전환하고 있지만 별다른 투자실적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업계 관계자들은 사실상 한빛·한미·평화은행 등의 벤처투자팀은 문을 닫은 상태로 보고 있다.
현대투신 등 투신권의 경우도 각 금융 구조조정과 계열사간 합병 등이 거론되면서 사실상 본업이 아닌 벤처투자업무를 접은 상황이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지금과 같은 침체가 계속된다면 벤처투자팀에 성과급제를 도입하고 있는 하나은행이나 몇년동안의 투자 노하우를 갖고 있는 산업·기업은행 등 일부를 제외하고는 벤처투자업무를 영위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특히 『벤처시장의 냉각기가 상당부분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어 사실상 내년부터는 벤처투자 예산 미배정 및 벤처투자팀 해체 등의 상황이 벌어질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이같은 은행과 투신 등 기관들의 벤처투자 위축은 이미 어느 정도 예견된 상황이다. 고객의 자금을 운용하는 보수적인 금융기관들인 은행과 투신사가 투자위험이 큰 벤처투자업무를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데는 많은 무리가 따르기 때문이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각 소속원들이 개인적인 성과보상이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서 투자에 따른 위험부담을 감수하기에는 무리가 따르고 또한 여러단계의 결제과정을 거쳐야 하는 기관의 속성상 신속하고 전문성이 동반되는 벤처투자에는 적합하지 않다』고 진단했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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