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전자산업동향 예보제

정부가 올해부터 시행키로 한 전자산업동향 예보제는 국내 IT업체들이 급변하는 기술세계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각종 종합정보를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

우선 기업들이 가장 목말라 하는 관련종목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 수출전선에 나선 IT업체들의 나침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다음은 기업들이 새해 경영계획을 세우거나 신규 분야에 대한 투자 여부를 결정할 때 객관적인 경영지표로 활용할 수 있어 제품의 기술개발이나 수출전략 마련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정부는 해마다 전자부품 중 유망종목을 선정해 국내외 시장동향과 기술개발 실태, 업체 움직임, 기술발전 추세 등에 대한 구체적인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그와 관련한 종합정보를 IT업계에 제공하며 매년 9월경에 보고서를 발간하겠다고 한다. 정부는 1차연도인 올해 미래 유망 전자기기 및 부품 5개 분야에서 30개 종목을 선정해 종합적인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내용에 대한 검증작업을 거쳐 그 결과를 내놓았다.

지금은 기술수준이 기업과 국가경쟁력의 잣대가 되고 있으며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관심종목의 기술개발 동향이나 시장의 흐름을 누가 빨리 입수해 경영에 활용하느냐가 기업성패의 관건이다. 더욱이 디지털시대를 맞아 기술개발환경이 급격히 바뀌고 그에 따라 기술개발전략이나 수요예측, 투자 여부를 신속정확하게 결정해야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자면 입체적인 종합정보가 필요하다.

우리는 규모면에서 세계 6위의 전자산업국으로 성장했지만 기술적인 측면에서는 아직 미국이나 일본 등과는 상당한 격차가 있다. 특히 부품소재산업의 경우 지난 10년간 반도체를 제외하면 무역적자 규모가 1300억달러에 달한다고 한다. 부품소재산업의 취약현상이 장기화하면 대외종속을 가속화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수밖에 없고 이와 비례해 국내 무역수지 적자폭은 더욱 커질 것이 자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우리는 유망종목에 대한 기술개발 동향이나 경쟁업체의 움직임 등에 대한 신뢰성 있는 정보를 종합적으로 제공하는 시스템 구축이 제대로 되지 않아 기업들의 경영계획 수립에 별 도움을 주지 못했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에 비해 이웃 일본은 매년 총람을 발간해 관련기업들이 사업계획 수립시 참고자료로 활용하고 있다.

어떤 일이든지 현상황을 정확하게 판단해야 최상의 대응책을 마련할 수 있다. 더욱이 새해 사업계획을 정확하게 세워야 그해 사업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것이다. 잘못된 자료를 바탕으로 사업계획을 수립하면 실패는 예약된 것이나 마찬가지다.

정부가 전자산업동향 예보제를 시행함에 있어 가장 유념해야 할 점은 정보의 신속성과 정확성일 것이다. 분초를 다투는 디지털시대에 관련산업에 대한 정보가 부정확하거나 과거의 것이었다면 시간과 노력의 낭비가 될 수 있다. 따라서 9월에 제공하는 유망종목에 대한 정확한 자료를 수시로 갱신해서 기업들이 최신 정보를 경영에 수시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앞으로 조사종목을 30개로 한정짓지 말고 차츰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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