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위원장 이상희)의 한국과학기술원(KAIST)·고등과학원·정보통신연구진흥원 국감에서는 KAIST의 연구환경 질적저하와 기술이전, 신기술창업지원단의 운영현황, 정보통신연구진흥원의 선도기반기술개발사업 편중 등의 주제가 도마위에 올랐다.
민주당 허운나 의원은 『KAIST 신기술창업보육센터의 건물용도가 정보통신연구기관으로 건립돼 소프트웨어 외의 다른 업종들이 사용하기에는 내부시설이 부적절하다』며 『팩스와 복사기 등 간단한 기자재도 업체가 함께 사용할 정도로 환경이 열악하다』고 지적했다.
허 의원은 또 『신기단의 입주업체별 현황을 보면 KAIST 출신이 43명, 타연구소 출신이 13명, 기타 출신이 68명으로 특정대학에 편중돼 있다』고 신기단의 입주업체 선정 공정성에 의혹을 제기하고 『입주심사의 경우도 1차평가를 담당하는 전문가의 50%가 KAIST 교수이고 최종입주 결정을 하는 창업지원위원회 위원 8명이 모두 KAIST 교수로 나타나 공정성과 투명성을 의심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윤영탁 의원은 『KAIST가 토요일 연월차를 강제적으로 실시하거나 8월 전에는 냉방장치를 가동하지 않는 등 무분별한 구조조정과 재정지원 삭감으로 인한 예산부족으로 연구의 질을 떨어뜨리고 있다』며 『KAIST만의 문제가 아니라 정부출연연구기관 전체의 현안』이라고 대책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윤 의원은 이어 『정부출연금의 경우도 97년 737억5200만원, 98년 691억4200만원, 99년 604억6400만원이었으며 올해는 이보다 적은 598억7800만원에 지나지 않는 등 해마다 감소하고 있다』며 『과도한 구조조정으로 능력있는 고급두뇌의 탈한국이 줄을 잇고 있으며 제2의 IMF위기론까지 제기되는 상황』이라고 경각심을 촉구했다.
KAIST의 기술이전 실적을 문제삼은 한나라당 김형오 의원은 『KAIST가 지난 71년 설립이래 20년간 해외로 기술을 수출한 사례가 고작 1건, 20만달러에 불과하다』며 해외 기술이전 사례가 극히 저조한 이유와 국제경쟁력 있는 연구개발을 외면한 까닭을 다그쳤다.
김 의원은 또 정보통신연구진흥원 국감에서 『93년부터 98년까지 6년간 선도기반기술개발사업에 지원된 금액이 289개 과제에 총 6392억원에 달하지만 이 가운데 ETRI가 차지하는 비율은 96년 58%, 97년 65%, 98년 59%, 올해 76% 등 과제수주 비중이 해마다 높아지는 등 독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과제선정의 편중을 지적했다.
한편 이날 국감이 열린 KAIST 대강당 세미나실에서 과기노조가 피켓시위를 벌이며 국감장에 배포한 유인물을 치웠다는 이유로 입구를 봉쇄하고 국회의원들에게 상소리를 하는 등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됐고 1시간여 늦게 시작한 오전 국감이 끝날 무렵 과기노조측은 공식적인 사과를 하는 등 해프닝이 일기도 했다.
|정보통신연구진흥원 사업비 흥청망청-IMF때 단란주점서 2500만원 물쓰듯|
정보통신연구진흥원이 IMF기간에 업무협의 및 회의 명목으로 단란주점 등 유흥업소에서 무려 2500만원이 넘게 사업비를 흥청망청 물쓰듯 집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26일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의 정보통신연구진흥원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한나라당 최병렬 의원은 『98년 1월부터 99년 10월말까지 집행된 회의비 중 업무협의 및 회의라는 당초 목적과는 달리 단란주점 등 유흥업소에서 총 62건에 2559만8200원이 집행됐다』며 『국민이 구조조정으로 허리띠를 졸라매던 IMF기간에 흥청망청 혈세를 낭비한 것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일』이라고 질책했다.
정보통신연구진흥원은 실제 서울 강남구 소재 단란주점에서 집행한 17만원의 사례처럼 임차사무실 사용협의일(99년 10월 16일)과 법인카드 사용일(99년 10월 15알)이 다른 경우가 6건에 147만1200원, 일상감사 등 정당한 승인절차 없이 단란주점에서 사업비를 집행한 경우가 6건에 314만4000원이었다.
또 회의장소와 회의비 집행장소가 다른 경우로, 광화문 서울사무소에서 회의를 한 뒤 송파구 가락동 소재 단란주점 등지에서 사업비를 집행한 사례가 22건에 876만7000원에 달했다. 유흥업소에서 집행해놓고 식대로 사용한 것처럼 지출증빙 처리한 경우는 15건에 620만원, 동일 유흥업소에서 같은 날 법인카드를 2회에 걸쳐 분할집행처리한 경우가 10건에 377만6000원이었다. 당초 사용승인 한도액을 초과해 집행한 경우도 3건에 224만원이었다.
최 의원은 『이 기간에 한쪽에서는 눈물을 흘리며 동료들이 명예퇴직하고 있는데 다른 한쪽에서는 공금을 가지고 단란주점 등에서 흥청망청할 수 있느냐』며 재발방지를 위한 정보통신연구진흥원의 대책을 강력하게 촉구했다.
<대전 =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
|<국감현장>산자위|
대한수출보험공사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 대한 26일 국회 산업자원위원회 국감에서 의원들은 수출지원 총력체제 점검에 주력했다.
특히 의원들은 무역협회·중소기업진흥공단 등 수출유관기관의 인터넷 사이트를 통합, 사이버 수출 포털사이트를 기치로 출범한 정부의 대표적 인터넷 수출사이트인 「실크로드 21」의 실효성을 추궁했다.
민주당 김택기 의원은 『정부의 인터넷 수출마케팅 대표 사업인 「실크로드21」의 추진이 미약하다』면서 『공공부문의 인터넷 거래 알선사이트와 연계가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고, 한나라당 황승민 의원도 『올들어 9월까지 「실크로드 21」 접속건수가 45만건에 불과한데 해외 접속건수는 얼마나 되느냐』고 따졌다.
민주당 이인기 의원은 『기업간(B2B) 전자상거래, 기업·고객간(B2C) 전자상거래 기능이 없는 등 전자무역거래에 대한 한계점이 노출되고 있다』면서 『등록기업에 대한 신용도 평가·확인 기능이 없어 사이트 전체의 신뢰도가 저하되고 있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수출보험공사의 대우계열사 대지급 집중에 따른 기금부실도 도마위에 올랐다.
한나라당 맹형규·황승민 의원 등은 공사의 보험 손해율(보험료 수입과 지출비율)이 증가하고 특히 대우채권단에 대한 대지급 금액 5442억원으로 인해 수출보험기금의 고갈 위험성이 높다며 『기금의 40.6%가 부실화되고 있다』고 주장했고, 자민련 오장섭 의원은 『대우관련 4개 계열사에 무역어음 보증이 집중된 것은 특혜가 아니냐』고 따졌다.
한나라당 이인기 의원은 『보험공사 승용차 19대의 연간 유지비가 1억9000여만원으로, 31대를 가진 한국지역난방공사의 8800만원에 비해 턱없이 많다』며 직원주택자금 금리 1% 지원, 업무추진비 과다지출 등 방만한 경영을 질책했다.
<장관진기자 bbory5@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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