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한국전자전의 역할

이우종 한국전자산업진흥회 상무

지난 60년대초 전자산업이 막 싹트기 시작했을 당시 전자산업에 대한 국민의 관심을 높이고 신기술 도입 및 수출증대, 해외시장 개척을 위해 전자전 개최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이에 따라 전자산업진흥기관으로 지정된 한국정밀기기센터(FIC)에서 전자전을 개최하기로 결정하고 제1회 한국전자전(KES)을 1969년 10월 18일부터 25일까지 국립공보관에서 개최했다. 이때의 전시장 규모는 불과 300평이었고 업체 71개사를 포함, 3개국 78개사가 출품했다.

그 후 한국전자전은 수출촉진과 기술개발 등의 유발효과를 인정받아 정부는 지난 80년 주관기관을 한국전자산업진흥회로 이관, 현재는 국내 최대규모의 전자종합전시회로 성장했다.

이같은 「한국전자전(KES)」은 지난 31년간 우리나라가 첨단 정보산업국으로의 진입기반을 구축하고 전자제품 교역확대를 통한 국가 경제발전에 이바지했다.

이와 함께 우수 전자제품 보급을 통한 국민 문화생활의 질적 향상을 도모하고 최신기술 및 시장정보 교환으로 신제품 개발촉진과 마케팅 기회를 제공해 기업의 이익을 창출하는 등 우리나라 전자산업의 오늘이 있기까지 그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왔다.

또 한국전자전은 미주 및 유럽의 바이어 등이 내방하고 있기 때문에 보다 많은 바이어의 유치를 위해 한국·일본·대만·홍콩·중국 등 아시아지역의 주요 전자전 주최자들과 「아시아전자전 협력회의」를 구성해 개최일정 연계와 상호 홍보 등을 통한 국제협력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우리나라 전자산업은 99년 현재 생산액을 기준으로 미국·일본·중국·독일·영국에 이어 세계 6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D램, TFT LCD, CDMA휴대폰 등 고부가가치 첨단제품에서도 세계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는 등 괄목할 만한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또 국내경제에서도 99년말 현재 국내 제조업 부문의 생산에서 전자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24%, 수출은 36.1%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전자전을 둘러싼 환경이 많이 변했다. 각종 다양한 기관에서 전자관련 전시회를 연간 30여회나 개최해 한정된 전시 참가기업들에겐 비용상승을 초래했고 기존 전시 주최자들에겐 참가업체 모집의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게다가 전산업이 크게 성장했는데도 이를 수용할 만한 전시공간이 확보되지 않아 산업인프라 차원의 전시공간 부족이 심각한 상태다.

가령 전시면적 기준으로만 비교해도 우리나라는 독일의 100분의 1, 일본의 10분의 1 수준이다.

정부 및 관련기관에서는 저렴하고 편리한 산업전시공간 확보를 통한 산업지원에 발벗고 나서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전자산업이 태동한 지 이미 40여년이 지났고 지금은 국내외적으로 그 끝을 상상하기 힘든 정보사회를 이끌 디지털 기술혁명이 빠르게 전개되고 있으며 우리 전자산업은 그 변화의 핵심에 서 있다.

즉 전자산업은 우리 인류역사상 제4의 혁명으로 대변되는 정보혁명의 주체로서 21세기 인류역사의 흐름을 주도하고 있으며 우리나라가 이러한 디지털 기술혁명을 기반으로 하는 선진정보산업국으로 진입하는 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확신한다.

이와 함께 한국전자전(KES)도 31년간 국내 전자산업의 발전과 그 궤를 같이 하며 그 어떤 전시회보다 나름의 역할과 사명을 성실히 수행해 왔다.

앞으로도 한국전자전은 질풍노도와도 같은 정보화 혁명의 변화속에서 우리 전자산업과 우리 경제가 나아가야 될 방향의 조타수로서 그 역할을 충실히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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