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리눅스 활성화

김선환 한국리눅스협의회 사무국장 kshwan@kait.or.kr

지난 91년에 개발된 리눅스는 그동안 「프로그래머를 위한 운용체계」로 불릴 정도로 일반사용자나 업무에서 활용될 정도로 이용에 한계가 많았다. 하지만 지난해 말부터 세계 주요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업체와 PC업체들이 리눅스를 지원한다는 내용이 발표되면서 업무용으로 활용이 시작됐다. 특히 컴퓨터 사용자들의 인터넷 이용이 크게 늘어나면서 리눅스는 이제 인터넷시대에 적합한 새로운 운용체계(OS)로 각광받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리눅스는 컴퓨터산업 발전의 한 축으로 그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현재 리눅스 전문업체들도 수십개에 이르고 내로라하는 컴퓨터업체들치고 리눅스사업을 벌이지 않는 기업이 거의 없을 정도다. 최근 한 조사에 의하면 현재 우리나라 리눅스 사용자는 2만명이 넘는다고 한다. 리눅스에 대한 역사가 일천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결코 적은 숫자가 아니다. 이 같은 추세라면 가까운 시일 안에 윈도95나 윈도98 같은 상용 운용체계를 대체할 것이라는 예상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최근들어 리눅스 전문회사들의 창업이 끊이지 않고 리눅스 기반의 솔루션이 속속 개발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이러한 예상은 결코 틀리지 않는 것 같다.

하지만 리눅스 도입 초기단계에 있는 우리나라로서는 아직까지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다. 리눅스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시스템 메시지 및 한글용어 표준화 등 사용자 혼란을 방지하고 상호 호환성을 확대해 사용자가 손쉽게 접촉할 수 있는 체계마련도 필요하며 리눅스 교육의 세분화를 위한 표준교재의 개발과 보급도 시급하다.

또한 리눅스관련 자료의 한글문서화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하며 중국어·일어를 포함하는 세계적인 글꼴을 확보하고 이를 보급하는 것도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

리눅스 사용을 활성화하기 위해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애플리케이션 개발이다. 리눅스용 애플리케이션은 리눅스 비즈니스 시장에서 성공여부를 가늠하는 중요한 척도가 된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러한 사실 때문에 세계 주요 컴퓨터업체들은 리눅스 지원 제품을 속속 내놓고 있다. 우리나라 업체들도 예외는 아니다. 최근들어 많은 리눅스업체들이 리눅스 응용프로그램 개발에 앞장서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 업체들의 많은 노력이 필요한 상태다. 특히 서버 및 데스크톱 분야를 총망라해서 리눅스 전문가(개발자, 운영자 및 전문강사)를 발굴해 SW 개발·운영·교육을 체계적으로 육성하고 리눅스 운용체계와 응용프로그램을 개발할 능력을 갖춘 리눅스 개발 전문가를 양성해야 한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인텔에 눌려 그동안 이렇다 할 경쟁의 기회가 없었던 대부분의 SW 개발자들에게 있어서 리눅스는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는 도구임에 틀림없다. 앞서 지적했던 문제들이 제대로 해결된다면 우리는 리눅스를 통해 SW의 르네상스를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리눅스산업 발전을 위해서 소비자들의 인식전환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리눅스는 무조건 공짜」 또는 「리눅스는 가격이 매우 싸다」는 리눅스 이용자의 인식이 달라져야 한다. 리눅스는 물론 이의 애플리케이션 SW의 품질에 상응하는 가격을 인정해 주는 이용자 인식이 정착되지 않으면 리눅스 강국은 요원한 얘기가 될 뿐이다.

리눅스 활성화는 국가의 100년 대계를 가늠하는 중요한 역사적 의의가 있는 사업인 만큼 관련업계와 정부 그리고 사용자 모두가 함께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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