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소설> (502) 벤처기업

코스닥등록<12>







유 회장은 나의 회사가 등록되기 직전에 투자를 하겠다고 하면서 작전세력을 만들자고 했던 사람이었다. 그것을 거절하자 매우 난감해하면서 그동안 소식을 끊었다. 무엇인가 비위가 상했을 것이지만, 그는 기회를 놓치는 사람이 아니었다. 그는 주식이 1만원대로 떨어졌을 때 계속 사들여 더 이상 하락하는 것을 막을 정도였다. 그는 회사 총 주식의 약 2%를 소유한 소수주주였지만, 주식에 대해 남다른 견해를 가지고 있었다. 작전세력을 만들자고 한 것을 보면 그의 견해는 정통적인 방법은 못되었지만, 모든 편법조차 간파하고 있었던 것이다. 말을 하지는 않았지만, 만토집단의 류 총재를 충동질해서 주식을 계속 사게 만든 것도 그일 것이라는 짐작을 할 수 있었다.




『형님이 통 소식이 없어 어디 계시는가 했더니 중국에 와 계시는군요? 토지 개발 계획은 잘 됩니까?』




몇년 전부터 시작한 중국의 부동산 개발 계획이었다. 자본주의 시장과 땅의 개념이 달랐던 중국에서 부동산을 하려고 하니 잘될 리가 없었다. 그러나 그는 끈질기게 달려들어 결코 포기하지 않았다.




우리는 함께 승용차를 타고 내 합작회사가 있는 사무실로 향하면서 이야기를 했다. 유 회장의 사무실도 바로 옆 건물에 있었다.




『지금도 진행중이야. 통 오지 않더니 무슨 일이 있어 왔나?』




『여기도 제 사업체가 있는데 올 일이 어디 한두 가지입니까? 이번에는 만토집단의 류 총재를 만나러 왔습니다.』




『류 총재는 지금 홍콩에 갔는데, 오늘밤에 도착하네.』




『알고 있습니다. 내일 아침 조찬을 함께 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내일 점심 때는 북경으로 갔다가 일을 보고 곧 서울로 돌아가야 합니다. 남미에서 사람들이 와서요.』




『자네도 이젠 바빠졌군. 나는 옛날에 재벌 회장을 모시는 비서실장도 지내봤지만, 그룹 총수처럼 바쁜 사람은 이 세상에 없을 거야. 그들은 대부분 하루에 서너 시간 이상을 잘 수 없지. 그만큼 바빴다는 것이지. 시간을 쪼개고 또 쪼개는 것을 보았지. 이제 자네도 그렇게 돼가고 있는 인상이군. 하긴, 중소기업인 자네 사업체가 코스닥에 등록되면서 이제 1000원 하던 주가가 31만원을 넘어섰으니 재벌이 된 것이지.』




『제가 무슨 재벌입니까.』




『왜 이러나? 150억원 하던 주식 총액이 300배가 되면 얼마지? 4조5000억원인가? 자네 주식이 30%라니까, 1조3500억원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것일세. 1조원이 넘는 재산가가 되었으니 재벌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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