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영상산업의 총아로 각광받는 DVD(Digital Video Disc) 제품들이 국내에 본격 소개된 지 1년이 지났다. IMF로 인해 선진국보다 3년 정도 뒤늦게 시작했으나 올해 월별 성장속도는 외국의 전례를 앞지르는 추세다.
국내 DVD 플레이어의 보급 현황은 99년말 2만대에 불과했으나 올 상반기에 2만대의 신규 보급을 나타냈고 연말에는 가구수 대비 1%에 육박하는 14만대의 보급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 PC용 DVD롬 드라이브 장착 확산과 비디오 게임기인 플레이스테이션2의 유입, DVD 드라이브를 탑재한 세트톱박스의 개발 등이 국내 DVD산업 발전속도를 높이는 데 일조를 하고 있다.
하드웨어의 보급 확산과 함께 소프트웨어 부문도 메이저 영화사들의 흥행 대작영화 및 국내 주요 영화들과 뮤직 DVD 등 다양한 장르의 타이틀이 공급되기 시작해 작품 부족현상이 해소되고 있다. 영화 DVD의경우 홈비디오와 동시에 출시되고 있으며 올해말까지 총 600여편의 영화 DVD가 출시될 전망이다. 특히 영화 DVD는 VHS나 비디오CD보다 2배 이상 선명한 화질 및 극장 수준의 디지털 음향 시스템 등 홈시어터 개념의 새로운 즐거움을 제공한다.
새로운 미디어로서의 DVD 정착과 성장 가능성에 대해 그간 팽배해 있던 불안과 의심은 사라지고, 신규 산업에 동참키 위한 관련업계의 노력이 가시화되고 있다.
그동안 DVD는 사양화된 레이저디스크의 전철을 밟을 것이란 회의론이 팽배했다. 이는 영화를 유통시키는 극장·비디오·케이블TV·공중파TV·비디오CD 등 다양한 매체가 이미 있으며 국내 VCR 보급률이 90% 이상이라는 점이 주된 이유였다. 하지만 연평균 400% 이상의 성장을 구가하는 미국과 유럽의 DVD 시장과 디지털TV를 비롯한 디지털 세계로의 전환이라는 전반적 변화 추세를 고려할 때 국내 DVD산업에 대한 회의론은 변화를 두려워하는 소극적이고 부정적인 시각이었음이 입증됐다. 이제 보다 적극적인 자세로 새로운 미디어의 성장·발전을 꾀해야 하고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국내 DVD 시장의 본격 성장기를 2001년 중반 이후로 예측해 소프트웨어관련 업체들은 영화 판권 및 소스의 확보에 나서고 있으며 플레이어 업체는 저가의 보급형 출하 및 국내용 제품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러한 업체별 노력과 투자 외에 초기 진입단계인 현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일반인들의 DVD 인지도 향상과 소비자 저변 확대를 위한 보다 전략적이며 중장기적인 업계 공동의 마케팅 노력이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업체들이 함께 하는 프로모션, DVD에 대한 직접 체험의 기회를 주는 시연회 및 할인판매 등 다양한 판촉 캠페인에 대한 투자와 공조가 선행돼야 하며 소비자에게 보다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효율적인 유통망 확대에 대해서도 업체간 공동노력이 절실하다.
또 디스크 제작관련 기술개발과 생산 복제시설 도입에 관한 투자가 여러 업체에서 동시에 검토되고 있다. 생산시설 도입은 장기적 관점에서 국내업계 발전뿐 아니라 세계 시장 진출면에서 바람직하지만 초기 투자자본이 크기 때문에 사전 기술확보와 국내 수요 및 해외 물량의 사전 확보 등 충분한 검토와 전략적 준비가 필요하다. 불확실한 미래의 가능성만을 바라보고 제각기 투자하는 것보다는 자금력을 가진 대기업과 창의적인 기술개발 능력을 지닌 중소기업이 컨소시엄 형태로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현재 DVD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초기 도입단계에 성공적으로 안착했기 때문에 관련 업체들은 별도의 협의체 구성이나 협회를 통한 정기적인 논의의 장을 만들어야 한다. 이를 통해 정보를 공유하며 미래에 대한 예측과 발전방안을 논의해야 할 뿐만 아니라 국내 시장 발전과 해외 시장 개척을 위한 공동마케팅 노력을 경주하여야 할 것이다. 이제까지 DVD에 관해 다소 미온적이었던 정부 관련부처에서도 새로운 미디어산업이 균형있게 성장할 수 있도록 더욱 관심을 기울여야 할 때다.
오피니언 많이 본 뉴스
-
1
[ET단상]데이터 시대의 전략적 선택, 엣지 AI
-
2
[ET시론] 2025년을 준비하는 로봇 산업
-
3
[ET톡] 경계해야 할 중국 반도체 장비 자립
-
4
[ET대학포럼] 〈202〉저성장 한국 제조업, 홍익인간에서 길을 찾다
-
5
[사설]국회 '반도체 특별법' 논의 속도 내야
-
6
[김장현의 테크와 사람] 〈65〉일자리 문제는 시간 싸움
-
7
[최은수의 AI와 뉴비즈] 〈11〉CES 2025가 보여 줄 'AI 비즈니스 혁신' 3가지
-
8
[GEF 스타트업 이야기] 〈54〉한 없이 절망 했고, 한 없이 기뻤다
-
9
[인사] 신한카드
-
10
[사설] 트럼프 2기 산업 대비책 힘 모아야
브랜드 뉴스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