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반업계 음반공동물류사업 갈등

음반 공동물류사업이 업계의 첨예한 이해관계에 얽혀 난기류에 휩싸여 있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음반산업 선진화를 위해 민관 공동으로 추진되고 있는 음반 공동물류사업에서 대형 음반사들이 대거 이탈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와 관련, 음반사들의 모임인 한국음반협회(대표 박경춘)는 최근 임시이사회를 열고 음반도매상협회·한국음반복제업협동조합 등이 주축을 이루고 있는 한국음반네트워크(KRCNet·대표 김종덕)의 음반 공동물류사업이 회원사와 협회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다는 판단아래 별개의 물류사업을 전개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 나가기로 한 것으로 밝혀졌다.

협회는 이날 이사회에서 한국음반네트워크가 추진하고 있는 물류사업에는 참여하지 않는 대신 올초 디지털음악 유통을 위해 설립한 아이케이팝(IKPOP·대표 김영)을 통해 오프라인 물류사업을 전개하는 방안을 놓고 격론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협회의 한 관계자는 『한국음반네트워크의 음반 물류사업에 대형 음반사들이 예민할 정도로 거부반응을 보이고 있다』면서도 『알려진대로 아이케이팝을 내세우는 문제는 결론이 나지 않았으며 협회의 입장도 아직 정리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국음반네트워크의 한 관계자는 『당초 이 사업은 음반협회측이 제안하고 참여한 것』이라면서 『대규모의 자금이 투여되는 이 시점에서 대형 음반사들이 독자적인 사업을 모색하겠다는 것은 이 사업을 더이상 진행시키지 말자는 얘기와 다를 바 없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 관계자는 『음반 공동물류사업 추진은 궁극적으로 음반업계의 경쟁력을 키우고 산업을 고도화하자는 것이지, 어느 특정세력의 이익을 보장하자는 게 아니다』며 대형 음반사들의 잇따른 움직임을 경계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도 『음반 공동물류사업은 개별 음반사뿐만 아니라 음반업계 전체의 사활이 걸린 문제』라면서 『작금의 상황은 특정세력을 위한 주도권 싸움을 벌일 시점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음반 공동물류사업은 음반산업 선진화를 위해 민관자금 총 372억원이 투입되는 업계 숙원사업으로 오는 2003년 경기 광명시에 중앙 물류기지 건립과 지방 물류기지 그리고 음반제작사 및 전국 도소매점 1800여곳을 통합전산망으로 연결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한편 한국음반네트워크측은 정부로부터 40억원의 문화산업진흥기금을 융자받아 집행하고 있으며 광명시로부터는 6억원의 자본참여 및 13만평에 달하는 부지조성 지원을 약속받아 다음달 철산동에 중앙물류기지 1단계 공사를 앞두고 있다고 밝혔다.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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