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소설> (496) 벤처기업

코스닥 등록<6>

코스닥에 등록되면서 기업평가로 내려진 주식시세는 열다섯배 정도 상승했다. 그렇게 무리한 것은 아니었다. 문제는 코스닥에 등록된 이후였다. 극히 일부 벤처기업이 코스닥에 등록만 되면 성공한 것으로 본다든지 모든 것이 완료된 것 같이 생각하지만 나는 지금부터 시작하는 것으로 보았다. 코스닥 등록은 객관적으로 기업을 검증받는 절차이면서 주식을 공개하여 자금을 확충한다는 의미이지 그것이 완성을 뜻하는 것은 아니었다.

코스닥 등록 전에 전체 주식의 80% 이상을 점유하던 것이 등록 직전에 은행이나 증권사의 투자를 유치하였고 등록 후에 다른 기관투자나 일반 투자를 받아들여서 내가 소유한 주식은 30%로 줄어들었다.

그러나 30%에 불과한 주식 소유지만 열다섯배의 시세 상승을 가져왔기 때문에 실제의 개인자산은 많이 불어났다.

등록 후 갑자기 벤처기업의 거품 여론이 들끓어서 주식시세가 떨어졌다. 거품 여론이 일자 기관투자가들이 가장 손해가 적은 가까운 투자금을 회수해갔기 때문이었다. 이러한 추세는 한달간 계속되었다. 그래서 거의 삼분의 일이 줄어들어 1만5000원하던 주식이 1만원대로 내려갔다. 나는 회사 간부들과 증권 담당자를 모아놓고 현 사태에 대한 대책회의를 하였다.

『이번 주식 하한가 행진은 우리 회사의 일만은 아닙니다. 우리와 동시에 코스닥에 등록된 모든 업체가 거의 비슷한 추세입니다. 이 업체 가운데 반도체 주변기기를 만드는 두세곳과 인터넷 통신 하드웨어 업체 일부를 제외하고 모두 하락세입니다. 반도체 주변기기를 만드는 기업의 주식이 상승하는 것은 최근에 반도체 시장이 활성화되면서 국내 일반 투자가는 물론이고 외국인 투자가들이 사자는 주문이 많아서인 것으로 분석됩니다.』

증권 담당부장으로 영입을 한 권영호가 입을 열었다. 그는 증권사 대리로 근무하다가 최근에 내가 스카우트해서 데려온 사람이었다. 코스닥에 주식을 등록한 마당에 아무래도 증권 전문가가 필요했던 것이다. 그것은 종가관리를 한다거나 작전을 세우려는 뜻은 아니었다. 권 부장은 나의 의지를 알고 무리한 짓은 하지 않지만 눈치를 보면서 종가관리에 들어가 있었고 선의적인 의미에서 종가관리는 필요불가결한 일이기도 하였다. 그는 일정한 자금을 가지고 팔자고 나오는 주식을 더이상 떨어뜨리지 않기 위해 매입하는 일을 하기도 하였다. 사들이는 주식의 양은 최소한의 보합세를 이루는 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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