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기술 인력 확보, 그 예사롭지 않은 과제

라이거시스템즈 김영주 사장

정말 사람이 보배인 시대가 왔다. 전세계적으로 일자리가 없는 사람이 많다는데 사람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다. 이직하는 직원을 잡기 위해 사장까지 나서도 별 도리가 없다. IT 업계의 어느 회사를 둘러봐도 그렇고 세계적으로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결국 가만히 앉아 인력을 확보하는 시대는 지났다. 무슨 일을 하든 적극적으로 현장을 찾고 사전에 예방하는 것만이 그나마 효력있는 비방인 듯 싶다.

그래서 열린 경영을 표방하며 직원들을 직접 찾아 대화의 시간을 갖고 심지어 직원의 가족에게도 직접 메일 보내기를 권장하고 있다. 직원들과의 저녁 자리라도 같이하면 근 30년 가까이 갈고 닦은 접대 실력을 발휘해야 한다. 항상 술을 제일 많이 마시는 사람이 사장이다. 신세대 노래 몇 곡을 밤낮 없이 배우고 익혀서 재롱까지 떨어야 한다. 그래야 겨우 사장 때문에 근무 못하겠다는 혐의를 면할 수 있다.

새로 좋은 사람 구하기는 더 어렵다. 신문 광고를 내도 우선 응시자가 많지 않다. 1∼2년 전에 비하면 정말 격세지감이 있다. 그러나 회사는 어렵더라도 사람 값 튕기는 시절이 오랫동안 계속되었으면 한다. 그래도 같이 일하던 동료들을 떠나 보내는 것보다는 훨씬 나은 고민이기 때문이다.

인력 확보를 위해 관련 인터넷 사이트도 활용하고 직원들이 출신학교를 방문해 후배 끌어오기 캠페인도 벌였다. 회사 홈페이지 채용 난은 기본이고 직원이 추천한 사람이 채용될 경우 거금의 포상금을 지급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

최근에는 외국으로도 눈을 돌려 보았다. 인도의 IT 관련 기술이 세계적이고 인력도 풍부하다는 소식에 이곳에 인력 지원을 요청했다. 하지만 인건비 부담이 결코 적지 않았다. 결국 항공료, 체제비를 실비 처리하는 조건으로 사람을 채용했지만 여전히 위험 부담이 큰 선택이었다.

현재 국내 시스템통합(SI) 시장은 과당경쟁으로 인해 수익성 확보가 어려운 상황이다. 시장개방과 함께 패키지 솔루션이 많은 부분의 개발 수요를 대체할 것으로 보여 앞으로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런 차원에서 현재 가장 시급한 문제는 경쟁력 있는 솔루션과 우수한 인력의 확보일 터이다.

현재의 생산성이 따라가지 못하는 기술인력과 인력부족으로 인한 인건비 상승은 머지않아 심각한 국가적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고 연구 실습생을 프로젝트 현장에 투입하는 것도 쉽지 않다. 따라서 우리는 지금 IT 인력 공급을 위한 특단의 방안을 수립해야 한다.

연변이나 북한에 있는 의사소통이 자유로운 우리민족의 인력을 훈련시키고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할 만하다. 우리의 역량에 대한 냉철한 판단도 선행돼야 한다. 정부나 업계가 현재 실상을 직시하고 솔직하게 어려움을 타개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확실치 않은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철저히 위험 요소나 불확실한 요소를 제거해 나가야 한다.

화려한 청사진으로 흥분할 시기는 지났다. 지식산업, 첨단산업, 정보기술에 대한 공감대는 이미 형성됐으므로 이제는 벽돌 한장을 쌓는 실질적인 노력이 필요한 때다. 인력 확보는 그 모든 것을 결정 짓는 기초이며 출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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