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사태 이후 주춤했던 에어컨·선풍기 등 냉방기기 수요가 올들어 큰 폭의 증가세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9일 삼성전자·LG전자·대우전자 등 가전 3사와 신일산업·신한일전기·오성사·르비앙전자 등 중소 선풍기 제조업체에 따르면 8월 현재까지 판매된 에어컨과 선풍기는 각각 89만여대, 330만여대로 IMF 이전인 97년도 수준을 거의 회복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냉방기기 판매가 이처럼 호황을 이룬 것은 장기간 이어진 마른장마와 때이른 폭염으로 예년에 비해 보름 이상 무더위가 지속되는 등 날씨의 영향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일찍 찾아온 무더위로 예년보다 이른 5월부터 판매호조를 보인 에어컨은 벤처창업 열풍으로 신규 수요가 갑자기 늘어난 데다 2년여 동안 잠재돼 있던 대기수요까지 가세해 8월 현재까지도 품귀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선풍기의 경우도 지난해 판매가 부진했던 중소업체들이 모델 다양화를 통해 소비자 선택폭을 넓힌 데다 7월 초부터 무더위 장기화 조짐을 파악한 제조업체들이 이에 능동적으로 대처해 생산량을 대폭 늘림으로써 사상 최대 판매고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체별 냉방기 판매량을 살펴보면 에어컨은 8월 현재까지 LG전자 33만대, 삼성전자 30만대, 대우전자 6만1000대, 만도공조 5만대, 기타 15만대로 89만1000여대가 판매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선풍기는 신일산업 110대, 신한일전기 85만대, 오성사 40만대, 삼성전자 28만대, LG전자 15만대, 르비앙전자 5만대, 수입품 30만대, 기타업체 17만대 등으로 330만여대가 판매된 것으로 추산됐다.
<정소영기자 syj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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