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주가지수 700선이 또다시 무력하게 무너졌다.
지난 4개월 동안 바닥을 다져온 주식시장이 이달들어 비상을 꿈꿨다. 향후 세계 반도체시장 불투명 등 악재가 상존하고 있어도 주식시장은 실물경제 회복기에 맞춰 기지개를 펴기 위한 힘 고르기를 시작했다.
이달 들어 한차례 출렁거리기도 했지만 그래도 심리적 지지선인 700선은 지켜나갔다. 그런 주식시장이 7일 700선 밑으로 힘없이 무너졌다. 증권전문가는 현재와 같은 상황이라면 600선 붕괴도 시간문제라는 분위기다.
현대문제 때문이다. 여기에는 정부의 안일한 행정도 한 몫 했다. 정부는 지난 4월 현대문제가 불거졌을 때와는 달리 이번 현대건설 유동성부족 사태는 정부가 기업눈치 보기에 급급했다. 원칙과 철학도 없이 갈팡질팡했다.
그런 사이 주식시장은 비상의 날개를 접고 또다시 끝이 보이지 않는 나락의 늪으로 떨어지는 채비를 할 수밖에 없었다.
『대우가 망하면 주식시장이 위협받지만 현대가 무너지면 주식시장 자체가 망한다』는 루머가 증권가에 널리 퍼져 있는데도 정부는 현대에 계속적으로 기회만 제공하고 있다. 정부가 나서서 해결하지 않으면 모두가 공멸한다는 의미인데도 말이다.
7일 정부의 경제팀이 새로 바뀌었다. 정부조직개편은 주식시장에서는 늘 호재로 작용해 왔다. 그런데 이번에는 달랐다. 이날 주가는 거래소와 코스닥 모두 큰 폭으로 하락했다. 바닥권을 벗어나 재상승 무드를 타고 있는 코스닥시장이 현대문제로 애꿎게 피해를 보고 있다.
증권전문가들은 주가 600선이 붕괴되면 주식시장이 지난 97년 국제통화기금(IMF) 한파로의 회귀도 가능할 수도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주가를 다시 끌어 올리기에는 시간이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이다.
문제는 정부가 현대라는 악재의 원인을 해결하려는 의지와 원칙을 갖고 있는지, 갖고 있다면 이를 신속히 밝혀 실천에 나가야 한다. 그런 점에서 이번 신임 경제팀은 「연성」이었던 기존 경제팀과 달리 원칙에 입각한 「중도경제팀」이라는 점에서 한가락 기대를 해본다.
진념 신임 재경부 장관은 취임 일성으로 『초심으로 돌아가 강도높은 개혁을 추진해야 한다』며 『이는 경제관련부처의 미션이다』고 말해 현대문제 해결에 대한 그의 행보를 눈여겨 봐야 할 것 같다. 그의 머리에 국내 주식시장의 향방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양봉영기자 byy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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