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투스가 첨단 무선 통신시대를 열 지렛대로 등장하면서 국내 전자통신 및 반도체업체가 블루투스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국내 업체들은 해외 업체들의 한발 앞선 행보를 예의 주시하며 이에 뒤지지 않기 위해 힘을 비축하고 있다.
그 선두에 대기업들이 서 있다. 대기업들은 최근 전담팀을 새로 구성했으며 저마다 구체적인 제품개발 일정을 못박고 상용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블루투스의 대중화가 임박했다고 보고 독자적인 블루투스 칩 개발에 앞서 해외 칩을 장착한 모듈을 개발중이다. LG정보통신도 이동전화단말기와 노트북PC가 블루투스 상용화를 주도할 애플리케이션이라고 판단, 연내 대응기기 출시를 서두르고 있다.
LG정보통신의 블루투스포럼의 김동립 간사는 『블루투스가 단순한 근거리 무선 데이터 통신수단이라기보다는 홈네트워킹을 구현할 핵심구로 받아들여진다』며 유용성에 높은 점수를 줬다.
이 점은 블루투스에 앞서 실용화한 무선적외선통신(IrDA)을 밀어내고 차세대 무선기술을 주도할 수 있는 근거이기도 하다. 표참조
완제품과는 달리 국내에서는 독자적인 칩 및 솔루션 개발이 그다지 쉽지 않다. 블루투스가 원천기술이 아닌데도 그렇다.
블루투스가 공개된 규격이기는 하나 정작 이를 구현하려면 많은 노하우가 필요한데 국내에는 이러한 경험이 쌓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블루투스의 개발은 칩, 개발 툴, 소프트웨어 등의 각종 애플리케이션을 적합하게 하는 게 관건이나 국내에는 그 여건이 전반적으로 선진국에 비해 미흡하다.』(삼성전자 강우식 수석연구원)
대기업에 비해 중소 벤처기업의 개발 여건은 더욱 취약하다. 기술 개발력은 물론 자금동원력이 약하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정보력 부재는 국내 중소기업들을 「우물안 개구리」로 만들고 있다.
한국전파진흥협회 산하 블루투스산업협의회의 김구년 과장은 『중소기업의 경우 세계 블루투스 협의체인 「블루투스SIG」에 참여하기가 어려워 세계 동향과 정보로부터 원천 차단됐다』고 말했다.
벤처기업이나 대기업과의 협력이 절실해지는 대목이다.
블루투스산업협의회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기업과 중소 벤처기업들을 망라해 만든 업체간 협의체다.
협의회는 해외 정보의 수집은 물론 블루투스 1.0 및 2.0버전에 대한 규격 분석을 진행해 앞으로 확정될 규격에 공동 대응할 계획이다.
특히 오는 10월께 업체별 블루투스 대응기기 개발협력방안을 마련할 계획이어서 국내 블루투스 개발 열기는 더욱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벤처기업은 전문화한 기술을, 대기업은 기술 인프라와 자금을 제공해 서로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공동 개발이 활성화돼야 선진업체에 뒤진 기술 격차를 좁힐 것으로 보고 있다.
『블루투스는 새로운 기술이 아닙니다. 고주파(RF), 베이스밴드 등 기존 기술들을 융합해 값싸고 편리한 솔루션을 개발하자는 개념으로 이해하면 됩니다. 기존 기술을 효율적으로 ASIC화 하는 소프트웨어 알고리듬 개발이 중요한 과제입니다.』
최근 독자적인 블루투스칩을 개발한 엘테크의 김병천 사장의 말은 개별 연구든 공동 개발이든 블루투스 시장에 참여한 국내 업체들이 어디에 주안점을 둬야 하는지 잘 일러준다.
<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 김인구기자 cl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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