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기업들의 수익모델 부재에 따른 탈출구로 기업인수합병(M&A)이 부각되면서 M&A는 올 하반기 인터넷업계의 핫이슈로 급부상하고 있다. 연초 AOL과 타임워너의 합병을 기점으로 전세계적으로 M&A 바람이 거세지는 추세다. 국내도 예외는 아니다. 재계 5위권 그룹들은 앞다퉈 인터넷업체를 인수하거나 지분참여에 나서는 실정이다. 특히 M&A는 e비즈니스 시장판도 변화의 핵심변수 역할을 할 것이 확실시 돼 업계의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대기업들의 인터넷기업 사냥 =대기업들의 인터넷기업 사냥은 인터넷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필수적인 사항으로 대두됐다. 조직 특성상 인터넷 벤처기업들의 순발력을 따라 갈 수 없고 개발이나 운영비용 또한 M&A에 드는 것보다 훨씬 크기 때문이다. e비즈니스가 대기업 인터넷사업의 주축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단위 인터넷사업을 계속 붙여야 하는 지난한 작업이 필요하다. 그때마다 별도의 사업을 진행한다는 것은 조직상 큰 무리가 따른다. 따라서 아웃소싱의 형태로 인터넷기업을 M&A함으로써 인터넷사업의 밑그림을 그려나가고자 하는 것이 대기업들의 전략이다.
SK주식회사는 지난 5월 추천 엔진개발업체인 「아이윙즈」를 인수했다. SK는 「아이윙즈」를 사내벤처 형식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아래 개발된 솔루션은 OK캐쉬백 사이트에 접목시켰다. 이같은 방법으로 SK는 올해 20여개의 벤처기업을 인수한다는 전략이다. LG상사 역시 2005년까지 1500억원을 투자 벤처기업을 발굴한다는 전략으로 올해를 원년으로 삼고 있다. 이 회사는 디지털 위성수신기업체인 「이아이텍」을 인수했으며 인테넷 관련 업체들과 제휴를 통해 지속적으로 M&A를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대기업들의 M&A 전략 중 또 하나의 이유로는 벤처 홀딩컴퍼니로서의 전략이다. 사업의 병행과 함께 자본 이득을 노릴 수 있는 창구이기 때문이다. 현재 코스닥 장세가 꺾여 투자의 장점을 다소 잃기는 했지만 앞으로 가능성을 볼 때 인터넷 벤처는 가장 현실적인 투자처다. 큰 금액의 벤처투자 자금이 대기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멀지 않은 시간내에 다시 벤처붐이 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현재 벤처기업의 자본 가치가 예전에 비해 많이 떨어져 있다는 측면에서 투자의 적기로 판단되고 있다.
따라서 하반기 들어 적극적인 벤처기업 매수가 이루어질 경우 사업 병행과 함께 비교적 저평가된 벤처주를 동시에 거둬들여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는 속셈이 저변에 깔려 있다.
삼성물산 골든게이트의 경우 현재 30여개의 벤처기업에 이미 투자해 놓은 상태다. 이중 몇몇 업체는 이미 코스닥시장에 등록돼 자본이득도 실현하고 있다.
◇인터넷업체들로서도 호기 =M&A를 당하는 업체로서도 올 하반기가 적기다. 먼저 수익모델 부재에 시달리는 인터넷 벤처기업들이 M&A를 통해 장기 생존의 틀을 마련할 수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역시 적자기업의 면모를 벗어나지 못할 경우 벤처에 대한 투자는 급격히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벤처 투자가 급격히 감소할 경우 당장 매출이 부실한 기업은 운영자금까지 바닥날 우려가 있고 운영이 힘들면 도산이라는 극한 상황에 처하게 된다.
극한 상황에 처하기 앞서 대기업 인터넷사업의 큰 그림중 한 부분으로 제값을 받고 넘길 수 있는 것만으로도 훌륭한 경영이 될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벤처기업에 대한 가치평가가 「이익우선」으로 굳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M&A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일부 벤처기업들엔 행복한 일일 수도 있다.
두번째 장점으로는 인터넷기업 단독으로 사업을 꾸려나가는 것보다 대기업의 자본·마케팅이 조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벤처기업의 「위험」에 주어진 비중이 커진 만큼 보다 안정성을 담보한 기업에 집중적인 눈길이 모아진다. 결국 대기업을 언덕으로 보다 안정적인 사업 기반을 마련 할 수 있다는 데 M&A의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인터넷업체들끼리의 M&A=M&A를 하나의 상품이나 수익모델로 볼 때 외관상 또는 내용면으로 알찬 기업이 높은 평가를 받는 것은 당연하다. 따라서 인터넷 벤처업체들 역시 몸값(?)을 올리기 위해 다양한 형태의 M&A가 활기를 띨 것으로 예상된다. 요소기술이나 단순 서비스가 따로 존재하는 것보다 한 기업에서 모두 지원할 경우 보다 큰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패키지 형태의 고부가가치 상품으로 단장하기 위한 인터넷업체끼리의 시스템통합(SI)적 합병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또 다음은 통합메시징시스템(UMS)업체인 유인커뮤니케이션을 인수, 서비스를 다각화하는 등 인터넷업체들끼리 요소기술 필요시 과감한 M&A를 단행하고 있다.
대부분 대기업들의 경우 이미 상당수의 인터넷기업을 M&A한 상태로 하반기에는 보다 적극적인 사냥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M&A는 오프라인의 온라인화 작업중 꼭 거쳐야 할 단계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업체들끼리의 합종연횡(?)도 더욱 가속화 될 것으로 보인다. 당장 현실적인 수익모델을 찾기 위한 몸부림으로 주고받는 관계가 단순한 제휴를 넘어 M&A로 만날 전망이다.
<이경우기자 kw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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