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컴시장 철옹성 뚫는다>하-해결과제

일본 컴퓨터시장은 우리에게 더이상 난공불락의 성이 아니다. 그렇다고 결코 호락호락한 시장도 아니다. 사실 국산 PC가 현지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지만 그 범위는 저가·가정용·데스크톱 제품으로 한정돼 있다. 특정부문에 국한된 「찻잔 속의 돌풍」에 불과하다는 게 관련업계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일본 컴퓨터시장의 주류인 기업용시장, 노트북컴퓨터, 고가 데스크톱 시장에서 경쟁력은 다소 미흡하다는 얘기다. 수익성이 높은 분야는 철저히 일본 NEC와 소니가 과점하고 있는 상황이다. 단지 IBM·컴팩컴퓨터 등 일부 외국 컴퓨터업체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을 뿐이다. 우리 제품은 이 분야에서 거의 맥을 못추는 실정이다.

관련업계가 「일본 본토(?) 상륙이 아닌 변방에서의 교두보를 확보하는 데 그쳤다」고 평가한 것도 바로 여기에서 비롯된다.

일본 컴퓨터 시장 본류를 공략하기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는 많다.

우선 기업용 시장진출을 위한 구체적인 전략이 필요하다.

국내업체들로서는 현지판매법인, AS체계 등을 확립하고 브랜드이미지를 크게 높인 만큼, 이를 발판으로 대량판매와 안정된 공급처 확보가 가능한 기업용 시장공략이 결코 어려운 일이라고만은 할 수 없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먼저 현지업체와 전략적 제휴를 맺을 필요가 있다. 어느 나라나 그렇듯이 기업들이 컴퓨터를 도입할 때는 컴퓨터 하드웨어를 단품으로 구입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용도에 맞는 솔루션과 함께 구매하는 게 보통이다. 이러한 점을 감안해 국내업체들은 현지 소프트웨어, 컴퓨터, 대형시스템 업체와 제휴를 통해 이들 업체와 공동으로 시장을 개척하는 방안이 중요하다.

그 다음으로 저가시장에 주력하고 있는 국내 업체들의 기존전략을 과감히 바꿔야 한다.

현재 20만엔대 이하의 저가제품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는 국산컴퓨터는 40만∼50만엔대의 고가시장에 진출해야 고수익을 낼 수 있다. 국내업체들은 올 하반기에 현지에 오디오 결합형, 박막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TFT LCD) 모니터 일체형, DVD나 CDRW 등을 탑재한 고기능컴퓨터를 출시할 계획이어서 향후 현지시장에서 고가 국산제품의 성공여부가 큰 관심거리가 되고 있다.

데스크톱 일변도의 영업전략을 노트북컴퓨터 중심으로 바꾸는 것도 우리가 시급히 해결해야 하는 문제다. 노트북컴퓨터는 데스크톱컴퓨터에 비해 수익성이 높은데다 성장가능성이 크며 기술집약에 따른 첨단기술 확보에 가장 유리한 품목이다.

대우통신의 솔로와 삼성전자의 센스는 미국 NSTL마크를 획득하고 대만업체를 대상으로 특허료를 받을 만큼 기술력이 입증되고 있다. 이같은 기술을 바탕으로 현지 마케팅을 효과적으로 접목할 경우 시장개척 전망은 매우 밝을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미니노트북 등 새로운 기술개발에 나서는 것도 노트북컴퓨터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한 방편이다. 필요하다면 현지 개발업체와 제휴를 통한 기술교류도 해봄 직하다.

마지막으로 철저한 현지시장 분석을 바탕으로 한 능동적인 마케팅전략 시행이 필요하다. 일본시장은 세계 컴퓨터시장의 기술 및 시장의 선도적인 역할을 맡고 있는만큼 구태의연한 기존 마케팅전략으로는 성공을 거두기 어렵다.

일본에서는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첨단사업과 하드웨어 부문이 가장 빠르게 결합되고 있으며 동시에 업계간 공동마케팅이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다. 또 세컨드PC, 포스트PC 등 새로운 컴퓨터하드웨어가 부상하고 있으며 컴퓨터의 역할과 수요변화도 예측하기 어려울 만큼 급변하고 있다. 국내업체들이 이에 빠르게 대응하는 전략수립과 전술구사가 필수적이다.

<신영복기자 ybshi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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