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퀄컴의 어윈 제이콥스 회장은 『퀄컴은 동기·비동기에 관계없이 모든 표준을 지원할 능력이 있긴 하지만 동기식(cdma2000)이 3세대 이동전화서비스로 이전하는 데 있어서 위험도가 낮고 비용도 저렴해 효율적이라고 생각한다』고 언론에 발표했다.
그는 『현재 CDMA가 아닌 여타 무선 기술을 활용하는 서비스 사업자들은 수년에 걸쳐 3세대 CDMA분야에 천문학적인 금액을 투자해야 할 것』이라며 『오직 cdma2000만이 시스템 업그레이드로 폭증하는 무선 인터넷 접속요구를 지원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제이콥스 회장은 『올 하반기에 2, 3세대 이동전화 표준을 모두 만족하는 글로벌 로밍(roaming)용 멀티모드 칩세트를 개발해 한국기업에 공급, 한국의 제조업체들이 가장 먼저 전세계 로밍을 구현하는 단말기를 생산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공언해 관심을 끌었다.
퀄컴의 김성우 한국지사장은 『한국이 동기식 CDMA 상용화의 종주국으로서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cdma2000이 좀더 현명한 선택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퀄컴의 목소리는 최근 한국이 IMT2000 기술표준으로 「동기·비동기 복수표준」을 채택한 데다 동기식 진영의 세력이 크게 위축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세간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하다. 동기식 원천기술 보유회사이자 한국기업들과는 이와 잇몸 같은 관계를 맺고 성공가도를 질주해 온 퀄컴으로서는 IMT2000을 계기로 한순간에 유럽의 비동기(WCDMA) 업체들에 한국시장을 내주게 될 수도 있음을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퀄컴의 이같은 동기식 강조 및 대 한국 지원책을 바라보는 국내업계는 착잡하다. 멀티모드 칩세트를 제공하겠다는 의사는 환영할 만하지만 발등에 불이 떨어진 이제와서 카드를 내미는 것에 어딘지 꺼림칙하다고 느끼고 있는 것이다. 애증이 교차하는 한국업체들과 퀄컴의 관계로 미루어 국내업계는 이번에도 「혹시나」에서 「역시나」로 끝날지 모른다는 시각을 갖고 있다.
퀄컴이 진정으로 한국을 중시하고 지원하려는 자세가 되어 있는지는 이번 IMT2000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밝혀질 것이다. 퀄컴은 한국업계에는 잘 들여다보이는 열 길 물 속일 뿐이다.<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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