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카오디오 업계가 사는 길

「제너럴모터스(GM)의 델파이, 포드의 비스테온 등처럼 한국을 대표하는 카오디오 브랜드가 없다.」

이는 국내 자동차 메이커 계열의 현대오토넷, 본텍(구 기아전자), 대우전자 등 카오디오 업체 관계자들의 공통적인 이야기다. 이는 이제까지 국내 카오디오 시장은 현대자동차-현대오토넷, 기아자동차-본텍, 대우자동차-대우전자 등의 독점적인 수직구도속에서 안정적인 국내 수요를 밑바탕으로 힘들이지 않고 카오디오 사업을 전개해온 데 따른 당연한 결과다.

국내 카오디오 산업은 세계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타 전자분야와는 달리 유독 경쟁력이 뒤떨어져 있는 게 사실이다. 완성차 업체들이 내수용에는 국산을 장착하지만 수출용에는 카오디오를 장착하지 않은 상태로 내보내고 있다는 것은 국산 카오디오 산업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좋은 사례다. 또 국내 소비자들도 새차를 구입하자마자 오디오를 외산으로 교체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이같은 상황에서 외국인의 손으로 넘어간 자동차 메이커들이 과거와 같이 국산 제품을 채용해 줄 것인가는 의문이다. 세계 자동차 메이커간 초대형 M&A가 본격화하고 있는 시점에서 국내외 자동차 메이커들로서는 생존차원에서 품질 및 원가 경쟁력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 분명해 국산 카오디오 업계로서는 예전같은 혜택을 누리기가 녹녹하지 않다. 계열사에 카오디오를 납품하면서 매출의 약 40%를 여기에 의존해온 카오디오 업체들 입장에서는 한순간에 약육강식의 현장으로 내몰릴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

국내 카오디오 업체들의 경우 이같은 변화속에서 기술개발을 소홀히 하고 시장 요구에 대한 대응력이 떨어진다면 당연히 외면당할 수밖에 없다. 전장부품이 자동차 전체 원가의 20∼30%를 차지하고 있고 품목별 단가 가운데서도 에어컨 다음으로 카오디오가 높아 카오디오의 원가절감과 품질개선은 자동차 메이커로서도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필수적인 사안이기 때문이다.

이제는 카오디오 업체들 스스로 과거의 「해바라기 습성(?)」을 버리고 지금부터라도 부품소재에 대한 연구개발과 원가절감 등에 전력을 기울여 번듯한 국산 메이커 하나쯤 만들어야 할 때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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