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 수출 무역수지 방어 버팀목

정보통신부가 7일 발표한 정보통신사업 수출입 현황은 코드분할다중접속(CDMA)단말기를 포함한 정보통신기기가 단순히 수출 효자의 차원을 넘어서 이제는 갈수록 악화되는 무역수지 방어의 버팀목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사실을 반증해 준다.

현 정부는 비록 남북정상회담이라는 분단 50여년만의 최대 이벤트를 앞두고 있긴 하지만 국내 특히 경제를 둘러싼 각종 지표는 빨간불이 켜진 상태여서 특단의 조치를 강구할 정도로 긴박한 이슈가 되고 있다.

IMF를 완전히 잊어 버린 듯한 사치 소비재 수입의 급증, 더뎌지는 금융 구조조정으로 인한 통화 유동성 위기 등으로 외국언론들이 벌써 경고음을 보내고 있다. 가장 믿음직했던 무역 수지마저 흑자폭이 급격히 줄어들면서 이러다가는 제 2의 경제위기가 닥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잇달아 제기되고 있다.

무역 수지 방어에 비상이 걸린 정부가 급기야 이동전화단말기 부품 수입을 억제하기 위해 단말기 보조금 철폐라는 극약처방을 들고 나올 정도다.

이런 점에서 1∼4월까지 전체 산업 무역 흑자가 8억달러에 불과하지만 정보통신부문만은 무려 37억달러의 흑자를 기록했다는 사실은 관련 정책부서의 자신감 회복은 물론 우리의 수출 구조와 관련해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정보통신이야 워낙 뜨는 품목이라 그럴 수도 있다고 평가절하할 수 있지만 유독 이 분야만이 이토록 선전하고 있는 것은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다.

우선 이동전화단말기 하나만으로 우리는 4월까지 넉달동안 무려 16억달러의 흑자(수출액은 16억2000만달러)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전체 산업의 무역 흑자 규모는 8억달러로 나타났다. 한국의 모든 산업이 총력 수출에 나서서 벌어 들인 돈이 8억달러인데 이동전화 하나만으로 그 두 배를 거뜬히 벌었다.

흔히 우리가 1년동안 자동차를 수출해서 벌어들이는 달러가 미국 할리우드 영화 한 편의 수입과 맞먹는다고 표현하지만 정보통신이야말로 할리우드 영화 못지 않은 고부가 고수익 품목으로 확고히 자리잡았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

이는 또 우리가 CDMA를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데 이어 기술과 운용능력 모든 면에서 최정상의 대접을 받고 있는 등 확실한 경쟁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정통부 손홍 정책국장은 『산업사회에서는 임가공 수출이 주력이었고 정보통신시대가 개막됐다 하더라도 우리의 전체적 수출 구조는 아직 이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며 『정보통신의 경우 CDMA기술이라는 핵심역량을 보유, 수출의 내실화·충실화가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손 국장은 『유가 급등, 소비재 수입 증가 등으로 무역수지가 악화되고 있지만 정보통신이 이를 막아내면서 국제 수지 방어의 버팀목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손 국장은 또 『정보통신 수출은 향후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당초 목표인 120억달러 흑자를 초과, 내심 140억달러 흑자에 도전하겠다』며 『정부로서도 해외시장 개척, 외국 정부와의 관계증진, 민간기업의 마케팅 지원 등 가능한 모든 시책을 동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앞으로도 무역 수지의 획기적 개선은 별로 기대하기 어렵다는 현실론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더욱 고무적이다. <이택기자 etyt@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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