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1일부터 분당·서초·신사 등지의 아파트 13만 가구가 한국통신의 초고속전송망을 이용한 인터넷TV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된다. 인터넷TV 업체인 클릭TV와 티콤넷이 한국통신과 함께 「MEGAPASS TV」라는 이름으로 이들 지역을 대상으로 초고속 인터넷TV 서비스 및 인터넷TV용 세트톱박스 공급에 나서기로 한 것.
이번 인터넷TV 서비스는 시범서비스 성격이 짙다. 하지만 이번 경우는 그동안 시험 차원에서 간간이 진행돼던 인터넷TV 시범서비스와는 달리 본격적인 대중서비스를 위한 시작이라는 점에서 향후 국내에서 인터넷TV 시장이 본격적으로 뿌리를 내리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드디어 인터넷의 생활화가 시작됐습니다. 지금까지는 PC와 모바일 제품들이 정보통신시대를 이끌어왔으나 앞으로는 TV가 이를 대신할 것입니다. 인터넷 세상은 정보와 커뮤니케이션이 전국민에게 열리는 것을 의미합니다.』
클릭TV 정용빈 사장은 『이는 어마어마한 국가경쟁력으로 이어질 것으로 확신한다』며 『무엇보다도 인터넷TV를 통해 인터넷을 가정 속으로 끌어들임으로써 전국민의 인터넷 생활화를 위한 초석을 마련하는 데 기여할 수 있게 된 것이 기쁘다』고 소감을 밝힌다.
클릭TV는 이번 한국통신과의 공동사업을 시작으로 사업 첫해인 올해 국내 시장에 10만대의 세트톱박스를 판매하고 20만∼25만대를 수출함으로써 총 1000억원의 매출을 올릴 계획이다.
하지만 이 회사는 이같은 매출목표보다는 수많은 국내 인터넷TV업체 가운데 가장 쉽고 저렴한 비용으로 TV를 통해 인터넷을 즐길 수 있는 세트톱박스를 개발한 벤처기업으로 사업모델 자체가 타사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점 때문에 이번에 본격 사업에 나서기 이전부터 관련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어왔다.
타사의 경우 하드웨어인 세트톱박스 판매보다는 소프트웨어인 콘텐츠사업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으나 이 회사는 오히려 콘텐츠사업보다는 세트톱박스에 주력하고 콘텐츠사업은 협력 콘텐츠서비스 업체에 맡기는 동시에 사용자에게는 일부 유로 콘텐츠를 제외한 모든 콘텐츠를 무료로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자사와 콘텐츠 사업자·사용자 등 3자가 모두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윈윈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 인터넷TV사업은 그동안 PC와 인터넷이 너무 어렵다는 이유로 인터넷에 거부감을 느껴온 사람들에게 「쉽다」는 콘셉트로 접근해 저렴한 비용으로 새로운 정보를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향후 무궁무진한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T커머스」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사업이다. 하지만 정 사장은 『콘텐츠가 인터넷TV 사업의 핵심인 것은 맞지만 이는 초고속통신망과 이를 수신할 수 있는 단말기 등의 인프라가 구축된 다음의 얘기』라고 일축한다.
정 사장은 평소 『소프트웨어와 인터넷이 중요하기는 하지만 육체가 없는 영혼은 공허한 메아리에 불과하듯이 이를 담아낼 수 있는 하드웨어가 없으면 그 가치를 실현하기 어렵다』는 말을 자주 해왔다. 하드웨어가 별 비전이 없는 분야라는 인식이 널리 퍼져 있기는 하지만 하드웨어가 깔리지 않은 상황에서는 콘텐츠 자체도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얘기다.
그는 특히 『하드웨어인 인터넷TV는 인터넷을 통한 정보화 및 양방향 커뮤니케이션과 로컬 커뮤니케이션, 각종 멀티미디어 사업 등을 활성화시키는 모티브를 제공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며 『이번 인터넷TV 서비스 및 세트톱박스 공급 개시는 이런 의미에서 향후 환상적인 시장을 제공할 T커머스를 가능케 하는 초석이 될 것』이라고 재차 강조한다.
<김순기기자 soonk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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