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태환 아이탱크 사장, captain@seanet.co.kr
인터넷은 요즘 주식시장의 폭락으로 인해 투자자들에게는 뭇매를 맞고 있는 상황이지만 앞으로의 시장성이 무한하다는 것은 누구나 동감하고 있다. 특히 지구상의 모든 사람들이 고객이기 때문에 앞으로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지금은 인터넷 사용자가 많지 않다 하더라도 기술의 발전과 보급속도에 따라 사용인구가 기하급수적으로 많아지고 그만큼 시장도 급팽창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그러나 시장이 아무리 크다 하더라도 어느 한 지역에 국한된 콘텐츠로 승부해서는 세계적인 비즈니스화가 불가능하다. 이미 콘텐츠 자체가 우리 언어에 국한된 것이라면 외국 시장은 스스로 포기하는 것이 되고, 결국 전세계 어디서나 연결가능한 인터넷이라 하더라도 더 이상 힘을 발휘하지 못하게 된다.
세계화된 콘텐츠란 어떤 내용을 모국어 이외의 여러 언어로 번역해 제공하는 협의의 영역이 아니라 콘텐츠 그 자체가 바로 국제 표준적으로 통용되는 업무의 한 부분이면서 그 속에서 유통되는 문서 및 정보도 공히 국가간에 상호 통용 표준언어로서 이해돼야 할 것이다.
물론 지역별로 필요한 모국어 정보도 당연히 있어야 하지만 적어도 인터넷의 장점인 세계 시장의 크기를 염두에 둔 콘텐츠라면 다양한 분야를 목표로 해야 한다. 우선 국가간 여러 이해당사자가 상호 연계돼 있는 분야, 상호 업무가 이해당사자간에 어느 정도 표준화돼 있는 분야, 표시되는 정보가 한 가지 언어로 돼도 상호 이해되고 통용되는 분야, 산업 내부의 전산화 및 통신 네트워크 기반이 성숙된 분야 등의 요건이 부분적으로 해당되는 무역·운송·금융 등의 분야에서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만일 우리가 이러한 분야를 관심있게 검토한다면 좋은 기회를 얼마든지 만날 수 있다. 왜냐하면 한국은 여러 나라가 관계하는 국제무역의 국가간 통상 교역량에 있어 세계 10위권에 근접하고 있으며 유럽의 로테르담, 아시아의 싱가포르·홍콩 등과 함께 부산항의 컨테이너 물동량이 연간 600만개 이상으로 세계 4위권을 형성하고 있다.
이는 여기에 종사하는 인원만으로도 세계적인 경쟁력이 있으며 산업의 규모나 기반 시스템이 다른 나라와 비교해서 대형화됐다는 의미 이외에도 잘 정비돼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재화의 물리적인 이동을 수반하는 무역에 있어서는 이미 관습, 통관, 정보교환 및 공식·비공식 문서 등 세계적으로 상호 인정되는 범위의 표준이 정착돼 있다.
따라서 이처럼 표준화되고 국제화된 산업분야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들의 아이디어는 국내에서도 잘 활용될 수 있는 아이템이기도 하다. 또 세계화된 표준의 콘텐츠로 직접 연결이 가능해 이를 상품화하면 세계시장 진출도 가능하다.
반대로 외국의 동종업계 종사자의 경쟁력 있는 아이디어가 콘텐츠로 만들어지면 곧바로 국내에 파급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우리나라에서 경쟁력 있게 만들 수 있는 콘텐츠의 영역이 그만큼 축소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한국인이 외국의 주요 도메인을 선점해 인터넷 비즈니스에 앞선다는 얘기보다는 진정으로 세계화된 콘텐츠를 개발하고 이를 사업화하는 마인드가 필요하다. 국내 인터넷 비즈니스의 수익모델이 없다고 탓하며 「인터넷 거품론」을 외칠 것이 아니라 질좋은 수익모델을 개발하려는 진지한 노력이 필요한 때다.
오피니언 많이 본 뉴스
-
1
[ET단상]데이터 시대의 전략적 선택, 엣지 AI
-
2
[ET시론] 2025년을 준비하는 로봇 산업
-
3
[ET톡] 경계해야 할 중국 반도체 장비 자립
-
4
[ET대학포럼] 〈202〉저성장 한국 제조업, 홍익인간에서 길을 찾다
-
5
[사설]국회 '반도체 특별법' 논의 속도 내야
-
6
[김장현의 테크와 사람] 〈65〉일자리 문제는 시간 싸움
-
7
[최은수의 AI와 뉴비즈] 〈11〉CES 2025가 보여 줄 'AI 비즈니스 혁신' 3가지
-
8
[GEF 스타트업 이야기] 〈54〉한 없이 절망 했고, 한 없이 기뻤다
-
9
[인사] 신한카드
-
10
[사설] 트럼프 2기 산업 대비책 힘 모아야
브랜드 뉴스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