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드보락 「드보락의 예언」 중
『컴덱스를 가장 많이 찾는 집단은 외국인들이다. 나는 93년부터 이 사실을 알게 됐다. 외국인에게 라스베이거스 컴덱스는 싱가포르나 부에노스아이레스 컴덱스와는 다르다. 그래서 그들은 모여든다. 외국인들은 최선을 다해 물정을 파악하지만 여섯 달 후면 방향을 잃는다. 다음 컴덱스 때 그들은 새로운 것을 찾아 다시 모인다. 이들 때문에 컴덱스는 영원히 유지될 것이다. 출품사 입장에서도 관람객 대부분이 구경만 하는, 시시한 3류의 외국인 여행자라는 사실을 알아차릴 때까지 출품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할 것이다.
컴덱스를 찾는 바이어들이 얼마나 되는지는 아직 확실치 않다. 확실한 것은 소규모 바이어들은 대만의 컴퓨텍스로 가고 대기업들은 자신들의 고유행사를 갖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내 생각에도 컴덱스를 참관하는 사람들은 단순히 예상외의 화제가 없다는 것을 확인하러 오는 것 같다. 컴팩의 한 임원도 「더 이상 컴덱스에 참가하지 않는다. 우리는 이미 많은 거래선이 있으니까」라고 말할 정도다. 그도 역시 특별한 화제가 없다는 것을 확인하러 온 사람 중의 하나일 뿐이다.』
메모 : 우연의 일치인지는 모르지만 컴덱스의 규모가 축소되고 인기가 시들해진 것은 93년 가을부터다. 이로부터 1년여가 지난 95년, 컴덱스는 일본의 소프트뱅크에 팔렸다. 컴덱스 참관 외국인 가운데는 일본인이 가장 많다고 한다. 이 글을 쓴 존 드보락은 소프트뱅크 계열 「PC매거진」에 주로 글을 쓰는 명칼럼니스트.
<서현진논설위원 jsu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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