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DVD 현황과 문제점 및 발전방향

권오현 비트윈 사장

아날로그시대에서 가장 각광을 받았던 영상매체는 VHS 테이프였다. 그러나 고품질의 영상과 음향을 즐기려는 소비자의 욕구가 확대됨에 따라 VHS를 대체할 새로운 매체로 DVD(Digital Versatile Disc)가 등장했다.

DVD는 지난 96년 최종사양이 결정된 후 미국·일본·유럽 등에서 차세대 미디어로 기존 VHS를 급속하게 대체해 나갔으며 미국의 경우 지난해 말까지 400만대의 가정용 DVD플레이어가 보급됐다. 또 비디오테이프와 DVD 타이틀이 동시에 출시됨에 따라 DVD 타이틀이 빠른 속도로 시장을 대체하고 있다.

올들어 본격화하고 있는 국내 DVD시장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영상데이터의 디지털화가 절실히 요구된다.

첫째, 문화상품이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콘텐츠의 디지털화와 마스터테이프에 대한 마인드를 제고해야 한다. 아날로그 시대에는 영화를 비디오로 저장할 때에 기존 TV화면(4:3)에 맞게 변환함에 따라 영화스크린보다 화면이 잘리게 된다. 반면 DVD는 와이드화면으로 처리가 가능해 극장에서 보던 그대로의 화면크기와 5.1채널의 디지털 서라운드를 담을 수 있다. 따라서 영화제작단계부터 DVD 및 디지털화에 대비한 비디오와 오디오마스터테이프의 준비가 고려돼야 한다. 현재 국내영화의 경우 비디오용 마스터테이프를 이용해서는 DVD를 제작해도 화질과 음질의 한계를 넘기가 어려워 DVD의 장점을 표현하기가 어렵다. 또한 영화원본(네가필름)의 보관상태가 나빠 변질되거나 다채널 음향을 구하기도 어려워서 DVD 장점을 충족시키기가 어렵다. 영화 제작 단계부터 디지털마스터의 중요성을 인식해 고화질, 고음질의 마스터를 제작해 놓는 것이 바람직하다.

둘째, 국내 DVD 산업 기반의 강화가 시급하다. 올해부터 DVD시장 진입기에 들어섰지만 국내 DVD 산업의 불균형한 구조가 장벽으로 남아있다. DVD시장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업체가 함께 공동 시장전략을 마련함으로써 소비자들이 신규매체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어야 한다.

현재 이러한 움직임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지만 국내 DVD시장 규모가 작고 DVD 제작·제조 업체가 많지 않아 대부분 해외에서 제작 또는 직수입해 판매하고 있는 실정이다. 국내 영상산업의 디지털화 및 제작기술의 발전을 위해 국내 제작·제조 업체의 기반확충이 시급하며 국내에서 직접 제작 공급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하루 빨리 구축돼야 할 것이다.

셋째, DVD시장 규모를 정확히 인식하는 것이다. DVD는 비디오시장에서는 VHS를 대체하고 컴퓨터분야에서는 CD롬을 대체하는 제품이며 영상기록물을 영구보존하는 백업장치로, VOD서비스 및 디지털TV용의 디지털데이터로 사용됨에 따라 그 시장 규모는 상상이 불가능할 정도다. 이미 소니사의 플레이스테이션 2 게임기 및 MS사의 X박스 등의 게임기에서도 DVD매체가 기본적으로 사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경우 PC에 DVD롬 드라이브가 기본으로 장착돼 연간 수천만대 규모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으며 자동차의 내비게이션 시스템도 CD에서 DVD로 대체되고 있다. 이와 같이 DVD 매체 및 기술과 연관된 사업의 범위가 방대하고 거대한 시장 규모의 형성이 예상되므로 세계시장에 뒤처지지 않도록 정부차원의 정책수립과 지원뿐만 아니라 민간차원에서의 과감한 투자가 선행돼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것이 콘텐츠다. 현재는 영화를 담은 DVD가 주종을 이루고 있으나 고화질·고음질과 다양한 기능을 갖고 있는 DVD를 활용해 음악·게임·교양·교육·기업홍보용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종류의 타이틀이 제작, 출시돼야만 DVD시장이 활짝 열릴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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