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턴 서프 「50년후의 인터넷」 중
『미래의 기술을 예측할 때 부딪히는 어려움 가운데 하나는 실제로 발생할 것과 단지 가능성이 있는 것을 구별하는 일이다. 가능성이 있는 것은 특수한 상황에서 필요하기는 하지만 일반화되기는 힘들다. 대부분의 인프라는 느닷없이 한꺼번에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서서히 성장단계를 밟으면서 확대돼 간다. 그리고 각 성장단계는 그 자체로서 경제적 기초를 충족시켜야만 한다.
예컨대 팩시밀리의 개념이 등장한 것은 19세기 중반이지만 저렴하고 보편적으로 사용될 만큼의 표준성, 즉 충분한 인프라가 확보될 때까지는 120년 이상이 걸렸다. 1920년대에 개념이 발표된 TV도 1940년대 후반까지 거래 가능한 상품으로 발전하지는 못했다. 게다가 오늘날과 같은 컬러TV의 형태가 등장한 것은 1960년대에 들어서였다. 인터넷과 같은 복잡한 인프라도 갑자기 등장한 것이 아니다. 정부든 민간이든, 영리적이든 비영리적이든 인터넷은 각 단계에서 경제적 지원을 확보하면서 발전해가는 것이다.』
메모 : 「인터넷의 아버지」 빈턴 서프(Vinton G Cerf)가 이 글에서 예측하는 50년 후의 인터넷은 그저 「전세계 어디에나 존재하는, 오늘날의 전기와 같은 일상적인 수단」일 뿐이다. 언뜻 들으면 평범하기 이를 데 없는 결론이다. 하지만 그는 현재의 인터넷이 「이질적인 커뮤니케이션 네트워크를 연결하려는 시도」 차원이라면 50년 후의 그것은 「모든 사람 사이를 연결하는 자연스러운 거미줄」로 변신하게 된다고 분명히 선을 긋는다. 인터넷이 오랜 시간을 두고 「자연스럽게」 진화돼 가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서현진논설위원 jsu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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