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문명저> 먼저 뛰어든 기업이 성공한다

-이인식 「21세기를 지배하는 키워드」중

『수익(확)체감의 원리는 두번째 먹는 과자가 첫 번째만큼 맛이 없다거나, 비료를 두 배 사용한다고 해서 수확이 두배가 되는 것은 아니라는 이론이다. 작은 효과는 사라지기 쉽다는 뜻이다. 따라서 공급과 수요는 예측 가능한 균형을 유지하고, 주식시장은 폭등 또는 폭락으로 흔들리지 않으며, 어떤 회사나 상품도 시장을 독점할 만큼 성장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한편 수익(확)체증의 원리는 한번 앞선 회사가 더욱 앞서 나가게 되고 일단 시장에서 우위를 빼앗기면 더욱 악화되는 경향을 의미한다. 초기의 작은 차이가 사라지지 않고 대세를 좌우하는 요인이 된다는 뜻이다. 이 이론을 뒷받침하는 사례로는 70년대의 비디오테이프 방식 싸움, 80년대의 PC운용체계 시장 쟁탈전이 손꼽힌다. 신고전파 이론에 따르면 가장 우수하고 효율적인 기술이 자유시장에서 항상 선택된다. 그러나 비디오테이프 방식에서는 베타방식보다 기술이 약간 모자란 VHS방식이 승리했고, 운용체계에서는 전문가들의 조롱거리였던 마이크로소프트의 DOS가 CP/M과 매킨토시를 물리치고 시장을 석권했다.』

메모 : 경제 현상을 복잡성 과학의 맥락에서 파악한 대표적인 학자가 브라이언 아서다. 그는 수확체증 이론이 수확체감의 존재를 부인하는 것은 아니라며 오히려 두 현상은 병존하며 보완적이라고 강조한다. 예컨대 수확체감은 식량이나 중화학처럼 안정되고 변화가 느린 대량생산체계를 지배하고 있는 반면 수확체증은 소프트웨어 등 승자가 거의 모든 것을 거머쥐는 정보기술 분야에서 두드러진다는 것이다.

<서현진논설위원 jsu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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