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부가 무선통신 기지국의 형태를 나무나 가로등의 형태로 바꾸는 방안을 검토중이라는 보도다. 앞으로 설치할 기지국을 지금과 같이 도로, 옥상 등에 안테나와 철제 구조물로 설치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나무나 가로등과 같은 환경친화형으로 만들게 하겠다는 것이다. 이 같은 방안은 이미 5개 무선통신 사업자들에 의해 거리나 건물 옥상에 설치된 기지국이 도심의 흉물로 전락해 있어 다소 늦은감은 없지 않지만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하겠다. 정통부는 이와 함께 사업자별 기지국을 한 곳에 모아 통합기지국 형태로 운영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고 한다. 기지국을 줄이는 것 자체가 도심환경을 개선하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고 통합시스템을 운영하면 투자비도 절감할 수 있다는 점에서 환영할 만한 일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환경을 열악하게 만드는 것은 대부분 내 목적만 달성하면 된다는 식의 무책임한 행동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무선통신 사업자들이 늘어나면서 통화 품질 확보가 관건이 되자 각사가 경쟁적으로 기지국 건설에 나섬에 따라 오늘날과 같은 볼썽사나운 환경을 조성하고 말았다. 이런 결과에 대한 1차적인 책임은 관련 사업자들에게 있겠지만 후발사업자들의 통합기지국 문제를 사전에 검토하지 않았거나 도심 미관을 고려한 기지국 형태에 무관심했던 행정당국도 책임의 일단이 있다고 하겠다.
올해 말경이면 3, 4개의 차세대이동통신(IMT2000) 서비스 사업자를 선정한다. 예상되는 3, 4개 사업자 가운데에는 기존 사업자 외에도 신규사업자까지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지배적인 시각이다. 지금까지 업계 분위기를 감안할 때 IMT2000 서비스에 참여하는 신규사업자들은 전국적인 기지국 건설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기존사업자들도 현재 사용중인 기지국을 활용할 수 있다고는 하지만 기존 서비스와는 셀 특성이 달라질 수밖에 없고 이 때문에 기지국 추가 설치를 포함한 재배치가 불가피할 것이다. 이는 지금보다 더 많은 기지국이 거리나 건물에 설치돼 보기 흉한 모습으로 다가오리라는 것을 예상케 하는 대목이다. 선진국에서는 야자수, 소나무, 가시 등 선인장 모양의 환경친화적 기지국을 설치, 운영중에 있다는 사실에 우리는 주목해야 한다.
정통부는 안테나 통합시스템을 개발하면 시험운영과 상용화를 적극 지원할 방침이라고 한다.
우선 기지국을 환경친화형으로 설치하면 도시나 농어촌 미관과 자연환경을 훼손하지 않고 그대로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우리는 현재 전국 13개 기지국에서 나무 모양의 환경친화형을 설치해 운영중인데 비용이 기존에 비해 더 들어간다는 점이 사업자들이 이를 기피하는 요인이라고 한다. 그러나 우리가 한번 해친 자연경관이나 도시 미관은 원상회복이 어렵다는 점에서 환경친화형 기지국 설치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본다.
환경친화형 기지국 설치와 통합시스템 운영으로 자연경관 보호와 해당 사업자들의 기지국 설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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