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의 사이버아파트 시장 경쟁 양상을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기선잡기 총력전」이라고 할 수 있다. 그만큼 초기 이용자와 잠재 소비자가 전국에 퍼져있고 시장 경쟁은 주인없는 땅에 선긋기 마냥으로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상황이다.
대기업 계열 건설업체가 전면에 내세우고 있는 핵심전략은 「브랜드화와 홍보의 극대화」다. 정부에서도 신규건설 아파트에 초고속정보통신인증을 부여하고 있듯이 앞으로 건설되는 아파트는 사이버환경이 갖춰지지 않으면 주거공간으로는 물론 재산가치로도 심각한 약점이 될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이러한 흐름을 십분 활용, 사이버아파트 건설의 선도적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 주력한다는 포석이다.
삼성물산 주택부문은 「래미안」이라는 브랜드명을 정하고 2003년까지 총 10만 가구 사이버빌리지 구축과 100만 포털회원 모집을 통해 전자상거래·온라인민원서비스를 제공, 수익 기반을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은 지난 6일 자사 사이버빌리지사업을 전담하는 독립법인 「씨브이네트」를 설립했다.
또 LG건설도 8개 건설사와 4개 네트워크 사업자 등을 주요 주주로 주식회사 「이지빌」 창립총회를 지난 6일 개최하고 본격적인 사업을 선언했다.
현대산업개발과 대림산업 등이 주축이 돼 설립된 「아이씨티로」도 아파트단지별 커뮤니티서비스와 근거리통신망(LAN) 기반의 초고속인터넷서비스를 주력으로 올해 안에 서비스 가입 가구수를 10만으로 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 밖에 대우건설도 사이버아파트 관련 컨소시엄 구성이라는 사업 방향에 대한 윤곽을 잡고 조만간 실체를 공개할 예정이다.
한 발 늦게 시장에 뛰어든 중소IT·벤처 업체들은 현재까지 3개의 컨소시엄을 중심으로 「파상적 공세」에 나서고 있다.
네오센츄리시스템과 모음정보가 중심이 된 네오커뮤니티와 나이스넷·애니유저넷·네띠존 등 9개 업체가 뭉친 한국지역통신망사업자협회(K-CLEC), 최근 무료 초고속인터넷서비스를 표방한 미르메 계열 등이 여기에 속한다.
네오커뮤니티 측은 네오센츄리시스템이 독자 개발한 지역 커뮤니티사업용 서버와 모음정보의 오랜 네트워크 운용 경험을 가장 큰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전국에 퍼져있는 지역사업자에게 이 서버를 공급하고 이들 지역사업자가 독자적인 사업력을 발휘해 전국적인 사업기틀을 다진다는 것이다.
이에 반해 K-CLEC는 컨소시엄에 참여한 애니유저넷을 통해 가입자에게 웹비디오폰을 무상으로 공급한다는 전략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주부·고령층 등 인터넷에 익숙지 않은 사람도 쉽고 간편하게 웹환경에서 무료전화와 전자상거래 등을 활용할 수 있게 한다는 점에 시장공략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미르메 측은 자체 개발한 웹브라우저에 탑재된 동영상 광고를 가입자들이 보는 조건으로 공짜서비스 전략을 표방하고 나섰다. 여기에는 라이코스코리아·한국후지쯔 등 비교적 탄탄한 시장 기반을 갖춘 업체들이 참여해 힘을 싣고 있다.
이처럼 대형 건설업계와 중소·벤처 업계에서 사이버아파트 분야 여러 컨소시엄이 경쟁을 벌이고 있지만 일부 업체들은 컨소시엄을 넘나드는 개별적 제휴관계를 이면적으로 맺고 있다. 이것은 현재 사업을 벌이고 있는 사업자 누구에게나 왕좌로 직행할 수 있는 특권이 주어지지 않았다는 시장 현실이 보여주는 중요한 예다.
컨소시엄을 주도하는 업체든 참여한 업체든 간에 상황에 따라 이쪽에서 저쪽으로 말을 갈아탈 수 있는 여지를 확보한다는 의미에서 이 같은 이면 제휴관계를 업체별로 갖고 있거나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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