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공매도 사건」은 일반에게 알려진 것 말고도 온갖 편법이 난무했다는 점에서 씁쓸한 뒷맛을 남겼다.
우선 제도의 순기능보다는 역기능을 이용하는 세력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는 점이다. 증시사상 초유의 기관 결제불이행을 몰고온 이번 공매제도는 「가격발견」과 같은 순기능이 있는 반면 맘만 먹으면 「시세차익」을 겨냥한 작전이 얼마든지 가능하다. 이번 사건도 증권가에서는 우풍상호신용금고가 기관에만 허용되는 공매제도의 제도적 허점을 이용한 전형적인 「작전」으로 규정짓고 있다.
증권사의 연루설이 끊임없이 나오는 것도 또다른 의혹을 부추기는 대목이다. 이번 사건은 우풍측이 대우증권을 창구로 대량의 공매도 주문을 냈음에도 불구하고 증권사측에서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는 이면에는 어떤 말못할 사정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번 사건의 경우 관련 증권사가 인지하지 못했다는 것은 주식거래 체계상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업계 관계자는 단언하고 있다.
더구나 공매도 후 결제일이 닥친 31일 증권사 관계자가 성도이엔지 대주주인 서인수 사장을 만나 「협박에 가까운」 주식대여를 요청했다는 사실은 증권사의 연루의혹을 증폭시키고 있다. 특히 코스닥증권 관련법규상 코스닥에 등록한 기업의 대주주는 등록후 6개월 이내에 주식을 매도할 수 없는데도 불구하고 법규를 무시하면서까지 매도를 강요한 것은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다.
이와 함께 이번 사건을 계기로 개인투자자는 주식시장의 「봉」이라는 속설이 다시금 증명됐다. 개인투자자에게는 공매도를 거의 허용하지 않으면서도 기관에 대해서는 무제한적으로 허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공매도후 물량이 달릴 경우 그 동안 관례적으로 증권사간 주식을 대여한 행위는 그 자체로는 위법이 아니지만 이 같은 행위를 할 수 없는 개인과 비교하면 형평의 원칙에도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어쨌든 이번 공매도 사건을 바라보는 개인투자자들의 분노는 쉽사리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사상 유례없는 결제불이행에 따른 개인투자자들의 손실은 차치하고라도 각종 주식거래 정보를 독점하고 있는 증권사와 기관투자가들이 힘없는 개인투자자들을 대상으로 벌인 「작전」이 표면화됐다는 점에서 개인투자자들의 배신감이 쉽게 치유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박승정기자 sj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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